시민단체 반대에도 박정희동상 건립 추진
대구시의회 관련 조례 의결
시민단체·민주당 중단 촉구
대구시 공공장소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 2개가 건립될 전망이다. 시민단체와 야권 등이 박 전 대통령의 동상 건립에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어 사업추진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대구시의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대구시 박정희 기념사업’ 수정 조례안과 올해 첫 대구시 추가경정예산 수정안을 의결했다.
특히 대구시가 박정희동상 건립의 법적 근거로 제출한 조례안은 이날 시의회에서 찬성 30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조례안에는 박 전 대통령 추모기념 사업 등을 심의하는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이 시의회 조례안 심사과정에서 추가됐다.
추진위원회는 대구시장이 임명 위촉한 15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되며 민간 위원이 과반수여야 한다.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 사업도 추진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또 이날 통과된 추경안에는 박 전 대통령 동상을 동대구역과 남구 대명동 미군기지 반환 부지 내에 건립 중인 대구대표도서관 앞 박정희공원에 세우기 위한 비용 14억5000만원도 포함됐다.
앞서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대구시가 제출한 ‘대구시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을 수정 가결했다.
당시 일부 시의원들은 조례안 제정과 기념사업 추진방식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대현 시의원은 “공론화 과정을 생략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는 방식과 절차는 대단히 잘못됐다”고 했고 류종우 시의원은 “대구시의 긴축재정 기조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시의회의 조례안 통과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시민 70% 찬성과 97% 압도적인 시의원님들의 찬성으로 출발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사업을 대구시민과 함께 반긴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등의 반대도 거세질 전망이다.
시의회가 조례안과 추경예산안을 통과시킨 당일 본회의장에서는 대구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사업을 중단하라’고 항의하다 청원경찰에 제지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도 이날 대구시의회 앞에서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부결을 위한 기자회견 및 규탄대회를 열었다. 강민구 대구시당위원장은 “본인 대권놀음에 대구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대구를 대표하는 길목에, 미래를 꿈꾸는 우리 아이들의 활동 무대에 동상을 건립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대구참여연대 등 범 야권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22일 ‘박정희 우상화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시의회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박정희 기념사업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