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회의록' 두고 의정 공방
요약본 의대정원배정위 회의록 핵심쟁점
법원이 의대 2000명 증원과 대학별 정원 배분의 근거로 요구한 교육부 산하 ‘의대정원배정위원회’ 회의록이 의정 간 쟁점으로 부상했다.
배정위는 3월 15일부터 같은 달 20일 사이 총 3차례 회의를 가진 기구로 정부가 증원하기로 했던 의대 학생 정원 2000명의 대학별 배분 규모를 심의했다.
의료계는 “정부는 공공기록물 관리법상 배정위 회의록을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 등은 6일 정부가 배정위 등 의대 증원 관련 주요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며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차관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의대증원 관련 소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배정위는 공공기록물법상 ‘주요 안건의 심의 또는 의견조정을 목적으로 관계기관의 국장급 이상 공무원 3인 이상이 참석하는 회의’, ‘회의록의 작성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주요 회의’에 해당된다”면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오석환 교육부 차관,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배정위 회의록을 작성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공공기록물법)’ 제18조(회의록의 작성·관리)에는 공공기관이 △주요 정책의 심의 또는 의견 조정을 목적으로 차관급 이상 주요 직위자를 구성원으로 운영하는 회의 △회의록의 작성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주요 회의 등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의를 개최하는 경우 회의록을 작성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공공기록물법’ 등에 따라 회의록을 보관할 성격의 회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7일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재판부가 요구한 근거 자료로 거론되는 배정위 회의 자료와 관련해 “현재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어떤 것도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제출 여부에 대해 “정부는 법원이 요청한 사항에 대해서 성실하게 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복지부가 2월 6일 2025학년도 의대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 교육부는 의대 정원 증원분인 2000명을 각 의대에 배분하기 직전 비공개로 배정위를 구성했다. 이후 3월 17일 첫 회의를 열었고 5일 만에 3차례 회의를 거쳐 같은달 20일 대학별 배분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교육부는 “공정성과 중립성을 갖고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별 배정이 모두 끝나고도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는 “정부가 2000명을 결정한 과학적 근거와 회의자료, 회의록 등 일체의 자료를 1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