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HD현대, 고발 → 맞고발 격화
‘한국형 차기 구축함’ 갈등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사이에 진행 중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 경쟁이 상호 고발전으로 이어지며 격화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7일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 임직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건에 대한 한화오션 입장’을 발표하며 “어떠한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 유출 관련 설명회를 진행한 한화오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일은 HD현대중공업과 범죄를 수행한 임직원들의 안타까운 도덕 관념을 보여주며 나아가 국가의 해상 안보를 책임지는 업계에서 더욱 명명백백한 사법처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군사기밀 수집, 탐지 등 범죄행위를 실행했음을 보고한 대상이 회사의 중역인 수석부장이라고 인정했는데 한화오션이 기자설명회에서 이를 임원이 개입한 것처럼 설명했다며 허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공개된 증거목록에서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 및 운용 등을 종합해 임원의 개입 정황이 다양하게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최초 수사 당시 범죄행위를 수행한 직원이 지목한 ‘중역’ 뿐만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해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수사 결과에 대해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 한화오션 임직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했다. 한화오션이 지난 3월 HD현대중공업 임원에 대한 경찰 고발을 주 내용으로 하는 기자설명회를 하며 자사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이유다. 고소장을 제출한 직원들은 한화오션 임직원들이 언론에 공개한 수사기록의 당사자들이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고소인들은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전혀 개입한 바 없고, 피고소인들이 공개한 수사기록 내용은 국방부검찰단을 통해 입수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만 의도적으로 발췌 편집한 것으로, 실제 진술 내용이나 취지에 명백하게 반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군사기밀 유출’ 사건 당시(2014년) HD현대중공업에는 수석부장이 직원 가운데 가장 상위 직급으로 존재했지만 수석부장은 임원이 아닌데도 임원인 것으로 둔갑시켜 여론을 호도했다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차원에서도 향후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