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추모공원 봉안당 증축 주민반발 거세
주민들 “약속 지켜야”
시는 올해 착공 예정
부산시가 부산추모공원 증축에 나서면서 기장군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정관읍발전협의회와 추모공원현안대책위원회 등 부산 기장군 주민 200여 명은 16일 부산시청 앞 시민광장에서 추모공원 증축 반대 집회를 열고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시에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005년 부산시는 추모공원을 조성하며 회동수원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약속도 지키지 않고 동의 없이 공원을 증축하는 것은 정관주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기장군의회도 13일 주민 동의 없는 정관읍 소재 부산추모공원 증축반대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데는 최근 부산시가 추모공원 봉안당 증축에 나서면서다. 부산추모공원 봉안당 증축사업은 2025년 만장(포화)이 예상됨에 따라 1개 층을 늘려 봉안단 2만7000기를 추가 확보하는 사업이다. 2009년 준공된 부산추모공원의 봉안 수용능력은 내년 상반기에는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계획대로 봉안당이 증축되고 추가로 봉안담과 자연장지 등을 확보하게 되면 2033년까지 만장기간이 늘어난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추모공원 조성 당시 시가 주민들에게 한 약속이 발목을 잡고 있다.
당시 시는 추모공원 건립에 나서면서 월평·두명·임곡마을 주민들과 9개 사항에 대해 약속했다. 6개 예산사업과 3개 비예산사업 등이다. 그 중 추모공원이 들어서게 된 두명마을 주민들을 위한 이주단지 조성과 공공공지 조성, 하수관거 공사 등 예산수반 사업들은 모두 완료됐다. 비예산사업 중 정관주민들의 추모공원 사용료 할인과 함께 추모공원 내 부대시설 운영권 등 수익사업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해제는 현재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상수원보호구역 자체가 환경부와 협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2012년 환경부로부터 취락지구만 해제하는 것으로 조건부 찬성을 받기도 했지만 전체를 해제하라는 주민 반대에 무산됐다.
이승우 부산시의원은 “이들 3개 마을은 회동수원지와 7㎞ 이상 떨어져 있어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에 문제가 없는데도 시가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며 “주민 동의 없는 추모공원 확충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봉안시설 포화 때문에 증축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증축을 위해 올해 말 착공할 예정”이라며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는 현재 진행 중인 용역 결과가 내년 3월쯤 나오면 환경부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