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해외 여행자보험 ‘보장 수요’ 달라져
해외여행자보험 원수보험료 큰 폭 증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여행이 정상화된 가운데 해외여행자의 여행자보험에 대한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수요가 늘어난 것과 별개로 여행자들의 보장에 대한 선호도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보험연구원이 낸 kiri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해외여행자 수는 2272만명으로 2019년 2871만명 대비 79.1% 수준을 회복했는데, 2023년 하반기부터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여행자보험 시장도 여행자 수 증가와 함께 빠르게 회복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됐으며 특히 해외여행자보험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었다.
보고서는 “2023년의 해외여행자 수는 2019년의 79.1%에 그쳤지만 해외여행자보험 원수보험료는 2019년의 108.7%로 증가했다”면서 “이는 해외여행자의 여행자보험에 대한 수요 증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3년 해외여행자보험 계약 건수는 2019년의 75.1%로 해외여행자 수 기준 79.1%에 비해 큰 차이가 없으나, 보험료는 1294억원에서 1407억으로 증가했다”면서 “보험료는 시장 규모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인데, 해외여행객의 증가에 비해 원수보험료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여행자보험에 대한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해외여행자보험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보장에 대한 관심도 달라졌다. 코로나19 시기 배상책임, 특별비용 및 해외 의료비 등 일부 담보에 대한 가입 규모 증가가 커진 것. 이에 대해 보고서는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여행자들의 인식이 구체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22년 해외여행자보험 가입자의 휴대품 손해 담보 가입에는 거의 차이가 없는 반면 기본계약(사망 및 후유장해) 평균 가입 금액은 2019년 대비 13.9%, 배상책임 25.9%, 특별비용 60.5%, 해외 의료비는 35.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의료 응급상황처럼 여행 중 해외에서 발생했을 때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위험에 대한 보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망, 후유장해, 의료비, 휴대품 손해 등 전형적인 보장 외에도 해외에서 발생하는 법률비용을 보장하는 등 보장 내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소비자의 수요 변화는 상품에 대한 접근성 및 편리성 측면에서도 소비자 중심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과거에 보험회사들은 2~3개의 플랜을 제시하고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방식이었으나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필요에 맞게 담보별 가입금액을 가감하거나 삭제할 수 있도록 상품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
한 디지털 보험회사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해외여행자보험을 판매해 접근성을 높이면서 가입 조건 및 보험금 청구 여부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보험료를 환급해 주는 혜택을 제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보고서는 “소비자의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 소비자 친화적인 상품이 이목을 끌고 있다”면서 “보험회사들은 소비자들의 수요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보장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