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동양생명 본사 압수수색
테니스장 우회인수 의혹
사업목적·취미생활 논란
테니스장 우회 인수 의혹이 제기된 동양생명과 전 경영진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전날 오전 8시부터 서울 종로구에 있는 동양생명 본사 사무실과 저우궈단 전 대표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동양생명은 2022년 12월 서울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제3의 업체를 통해 실질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22년 12월 스포츠시설업체인 A사는 서울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26억6000만원에 낙찰 받았다는데, 이는 직전 낙찰가인 11억1000만원보다 두배 이상 비싼 액수다. 입찰 조건은 최근 5년 이내 테니스장 운영실적이 있어야 한다.
경찰은 실적이 전무한 동양생명이 A사를 내세웠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동양생명이 시설보수 공사비용과 인건비, 관리비, 광고대행수수료 등을 통해 3년간 A사에게 27억원을 지급키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하반기 동양생명을 대상으로 현장 수시검사를 벌인 결과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이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낙찰받은 A사와 광고계약을 체결한 것을 우회낙찰이라고 결론짓고,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공유재산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의해 낙찰자가 제3자에게 운영권 일부나 전부를 전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이 광고비 집행을 기반으로 테니스장의 실질적 운영자로 보고 있다. 배임 외에도 공유재산법을 위반했다는 이야기다.
금감원과 경찰은 동양생명이 사업성 목적이 아닌 저우궈단 전 대표의 취미생활을 위한 테니스장 매입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동양생명은 사회공헌 및 신규 고객 확보 등이 주된 목적이란 입장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게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저우궈단 전 대표는 물론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 등 전반적인 과정을 모두 들여다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동양생명은 9년전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됐고, 현재는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대주주이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