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대규모 아파트촌 개발 제동 걸렸다

2024-06-11 13:00:21 게재

시의회 청취안 심사보류

시민단체 “난개발 중단”

부산시가 자연녹지가 대부분인 부산외대 부지에 대규모 아파트촌 개발을 허가하려다 시의회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11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상임위인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어 ‘남구 우암동 구 부산외대부지 협상계획에 대한 의견청취안’에 대해 심사보류를 결정했다.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어 ‘남구 우암동 구 부산외대부지 협상계획에 대한 의견청취안’에 대해 심사보류를 결정했다. 사진은 안재권 해양도시안전위원장. 사진 부산시의회 제공

안재권 해양도시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시의원들이 논의한 결과 보다 심도 있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심사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부산외대 개발에 대한 의견청취안은 협상 개시 전부터 논란이다. 특혜성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자연녹지가 대부분인 학교부지가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개발된다는 점 때문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부산외대는 준주거지로 바뀌고 최고 높이 49층 아파트 12개동이 들어서게 된다. 규모는 2458세대다.

시의회에서는 공공기여 명목으로 제공될 1만2000㎡ 규모의 전략산업용지와 해양치유센터가 아파트 개발을 위한 구색맞추기용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대규모 아파트는 대학 정문 입구부터 산 중턱까지 바다전망을 조망하도록 배치한 데 비해 해양치유센터와 전략산업용지는 개발방향도 불명확한데다 진입로조차 없는 곳에 위치한다는 점에서다.

이승연 시의원은 “용도변경 자체가 특혜”라며 “진입로도 없는 산꼭대기 전략산업용지는 물론 이전 제안에 비해 1000억원이나 줄어든 공공기여 액수 등 어느 것 하나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종철 시의원은 “정말 생뚱맞은 개발안”이라며 “부산외대 공공기여협상은 진행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외대 부지는 부산시의 네번째 사전협상 대상지다. 시는 앞서 진행한 세 곳 역시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공업용지를 준주거지와 일반상업지역으로 바꿔줬다. 용도지역 변경이 이뤄지며 대규모 아파트 개발이 가능해졌다. 각기 2000~4000세대에 최고높이 66층의 초고층 아파트 개발이 이뤄진다.

부산참여연대는 10일 논평을 통해 “부산시가 토건사업에 경도된 시정을 하고 있다”며 “난개발을 독려하고 묵인하는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협상계획안을 가다듬어 다시 시의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임원섭 부산시 도시계획국장은 “7월에 다시 의견청취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전략산업용지와 해양치유센터에 대해서는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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