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과징금 처분에 부산시 불똥
20일 기공식 일방취소
향후 계획 차질 우려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400억원 과징금 처분을 받으며 불똥이 부산시에 튀었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20일로 예정됐던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건설하려던 부산첨단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했다. 쿠팡의 부산첨단물류센터 기공식은 박형준 시장이 참석해 축사를 하기로 이미 일정이 맞춰진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13일 쿠팡 측은 부산시에 기공식 취소를 일방적으로 알렸다. 쿠팡은 부지 매입까지 마친 상태로 지난해 건축허가를 받았고 지난달에는 착공 신고까지 마친 상태다.
갑작스런 통보에 부산시는 당혹스런 분위기다. 다만 당장 착공식이 미뤄졌을 뿐 착공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미 땅도 샀고 건축을 위한 행정절차도 마친 상태로 기공식을 하지 않을 뿐 착공이 조금 미뤄지는 상황일 것으로 안다”며 “투자를 안 한다고 통보한 것도 아니어서 계속 접촉을 시도하며 문제를 풀기 위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쿠팡 부산첨단물류센터는 박형준 시장 취임 후 첫 대기업 투자유치다.
부산시와 쿠팡은 지난 2021년 6월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남부권 거점 스마트물류센터를 건설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부지는 5만7000㎡ 규모다. 쿠팡은 총 2200억원을 투자하고 2025년까지 3000명의 인력을 고용키로 했다.
시는 쿠팡과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부산물류센터가 부산의 전자상거래·물류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갈 앵커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 박대준 쿠팡 대표는 “부산물류센터는 쿠팡의 해외 진출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시장도 “제1호 대기업으로 쿠팡을 유치하게 됐다”며 “3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일자리 창출은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소식”이라고 기대했었다.
쿠팡은 지난 13일 공정위로부터 1400억원 과징금 처분을 받자 신규 투자 철회를 시사했다. 쿠팡은 공정위 처분 직후 자사 뉴스룸에 “공정위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추천을 금지한다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불가능하다”며 “전국민 100% 무료 배송을 위한 3조원 물류 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 역시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여론전이란 시각이 우세하지만 부산을 시작으로 연내 착공 계획이었던 지역들도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쿠팡은 지난 3월 2026년까지 부산을 비롯해 경북 김천, 충북 제천, 경기 이천, 충남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에 신규 물류센터 투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부산과 이천 김천 제천 등은 올해 착공 대상이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