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해운대 포장마차촌 역사 속으로
상인들 자진 철거
관광객 공간 활용
70년간 해운대 해수욕장의 명물로 자리잡았던 포장마차촌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부산 해운대구는 19일 바다마을 포장마차촌 상인들과 지속적인 협의 끝에 자진철거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남아있는 포장마차촌은 39곳으로 상인들은 24일까지 각자 모든 물건을 정리하기로 했다. 25일에는 해운대구에서 직접 60여 명의 인력과 포크레인, 지게차 등을 동원해 잔재물 정리에 나선다.
포장마차촌이 있던 부지는 시유지로 도시계획상 주차장으로 분류돼 있다. 철거 이후에는 해수욕장 관광객들을 위한 공영주차장으로 개방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용역 등을 통해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할 계획이다.
구는 당초 지난 1월 말 포장마차촌을 철거할 계획이었다. 상인들이 1년 영업 연장을 요청하는 등 응하지 않자 포장마차촌은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 철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자진 철거를 설득했고 상인들이 이를 받아들이며 충돌 없이 순조롭게 철거에 이르게 됐다. 구는 상인들의 생계를 위해 희망자를 대상으로 공공근로 등 취업을 알선할 예정이다.
이로써 관광객들에게 낭만을 선물했던 해운대 해수욕장의 포장마차촌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포장마차촌은 1960년대 초반 영업을 시작해 1970년대는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에 일렬로 늘어선 포장마차 형태를 갖췄다. 당시 포장마차 난립으로 강제 철거와 단속으로 진통을 겪기도 했다.
2001년 11월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정비해 현 위치인 해운대해변로 236 일원으로 이동했다. 한때 70곳이 넘었다.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이 밤바다의 낭만과 먹거리를 즐기는 공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유지 무단점용과 무신고 영업행위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해운대구는 2021년 상인들과 2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4년 1월 31일 자진 철거하기로 합의했었다. 포장마차도 하나둘씩 줄어 현재 39개가 남아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