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해병대 근무여건 개선해야”
보수체계·담수시설 등 개선 권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해병대 주요 부대를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한 결과 시간외근무수당 현실화 등 근무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난달 31일 권고했다.
인권위는 올 4월과 5월 해병대 장병들의 생활 여건과 환경, 병영문화, 권리구제 보장 실태 등을 점검했다. 사단과 여단급 부대의 예하 6개 대대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인권위 조사결과 해안경계에 투입된 해병 간부는 월 352시간을 근무하고 있었다. 작전에 투입되는 간부들의 실제 시간외근무시간은 월 100시간을 넘어섰다. 장시간 근무도 문제지만 보수 지급도 엉망이었다.
공무원수당 규정은 현업공무원과 비현업공무원으로 구분한다. 군인은 현업공무원으로 지정되지 않아 시간외근무수당을 1일 4시간, 1개월 57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나마 올 1월부터 국방부가 관련 규정을 바꿔 해안경계부대 근무자들의 시간외근무수당을 월 57시간에서 100시간으로 확대했지만, 100시간 초과 연장근무에는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인권위는 도서지역 주둔 부대의 경우 담수시설 부족으로 인한 ‘물 통제’ 기간이 있다는데 주목했다. 기상 악화 등으로 담수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각종 용수 보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장병들은 샤워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제공되는 식사에는 국이 빠지기도 했다.
인권위는 △도서 지역에 해수담수화시설의 최신화 △단수 시의 비상용수 공급계획 등 마련 △현업공무원 지정 등 보수체계 개선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또 해병대 사령관에게는 △야간근무자를 위한 휴식 공간 마련 △악습으로 변질될 수 있는 해병대 문화 조사 및 개선을 위한 계획 마련 △군인권보호관제도에 대한 교육과 홍보 강화 등을 권고하기로 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