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수용자, 서신 자유 보장해야”
인권위 “업무관행 개선해야”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정시설 수용자들도 서신을 자유롭게 발송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법무부 장관에게 제도를 개선을 권고했다.
2일 인권위에 따르면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경상북도에 있는 한 교도소에 수용된 중경비처우급(S4) A씨가 편지를 제출하도록 강요당했다는 진정을 냈다. 통신의 자유와 외부교통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다.
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 △편지를 봉인하지 않은 상태로 제출하게 하는 대상자에서 ‘중(重)경비시설 수용 대상인 수형자’를 제외하고 △봉인하지 않은 상태로 편지를 제출하도록 하는 방식이 아닌 엑스레이(X-ray) 편지 검색기 도입 확대 등 수용자의 통신의 자유 제한을 축소하는 방법을 통해 편지 발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업무 관행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교정시설은 수용자의 수용시와 형기에 따른 재분류 등 심사를 통해 경비처우급을 결정한다.
수용 당시 범죄와 과거 범죄, 위험성 및 개선도, 도주 또는 자살시도 등을 합산해 △23점 이하는 개방처우급(S1) △24~37점은 완화경비처우급(S2) △38~63점은 일반경비처우급(S3) △64점 이상은 중경비처우급(S4)으로 나눈다.
교도소측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시행령에 따라 검열이 아닌 시설 안전 및 질서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S4급은 편지를 봉인하지 않은 상태로 제출하는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형집행법 시행령 제65조 제1항 제1호’에는 편지를 봉인하지 않은채 제출할 대상자 범위를 지정하게 하고 있다. 주로 S4급이나. 조직폭력배, 마약류 사범, 관심대상 수용자 등이다.
하지만 인권위는 수용자가 발송할 편지를 봉인하지 않은채 교정시설에 제출하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과도한 제한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수용자의 외부교통권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활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권리”라며 “서신 내용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돼서는 안되며, 법률에 의해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고 봤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이날 “인권위 권고를 환영한다”며 “이번 권고가 교정시설 수용자의 외부교통권 증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