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때문에…’ 지역혁신플랫폼 피해

2024-08-06 13:00:00 게재

정부 지원금 50억원 삭감

분담금 지연에 따른 조치

정부기관이 협약을 어기고 100억원에 가까운 분담금 지급을 미룬 광주시의 일방적 조치를 문제 삼아 광주전남 지역혁신플랫폼 5차 년도 지원금을 크게 삭감했다. 이에 따라 지역혁신플랫폼 참여 대학이 추진한 에너지 신산업과 미래형 운송기기 육성 계획 등이 차질을 빚게 됐다.

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연구재단은 최근 4차 년도( 2023년 3월~2024년 2월) 분담금 97억원을 늑장 지급한 광주시의 일방적 조치에 따른 불이익으로 지역혁신플랫폼 정부 지원금 50억원을 삭감했다. 이로 인해 정부 지원금이 당초 계획했던 416억원에서 36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더 큰 문제는 정부 지원금이 줄면서 광주시와 전남도 분담금도 같은 비율로 감소해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플랫폼 예산은 국비(70%)를 비롯해 광주시와 전남도 분담금(30%)으로 충당된다. 이번에 정부 지원금이 50억원 삭감되면서 광주시와 전남도 분담금 역시 각각 11억원 줄어 사업축소가 예상된다.

지역혁신플랫폼은 교육부가 지원하는 대형 교육연구 사업으로 지역혁신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광주시와 전남도, 전남대 등 15개 대학 등이 참여해 2020년부터 시작했다. 1년 사업비는 500억~600억원 정도이며, 지금까지 2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사업비는 주로 인력 양성과 미래 신산업 기술개발 등에 쓰였다, 사업이 4년 차에 이르면서 특허출원과 기술이전 등이 크게 늘었고, 취업률 증가에 기여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지난 2022년 지역혁신플랫폼 내 횡령사건과 연구 성과 미흡 등을 바로 잡겠다며 정부기관과 맺은 협약을 어기고 4차 년도 분담금 97억원 지급을 장기간 미루다가 지난 5월에서야 늑장 지원했다. 반면 전남도는 분담금을 정상 지급했다. 이에 전남대 등 15개 대학이 광주시에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3월 한국연구재단과 광주시·전남도가 맺은 협약에 따르면 협약기관은 분담금을 성실히 납부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협약 해지가 가능하다.

광주시는 5차 년도 분담금 89억원도 아직 지급하지 않았다. 오는 12월 2차 추가경정 예산 때 편성해 지급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사업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수십억원을 집행하기 때문에 회계 처리도 어렵게 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없는 예산에 분담금을 지급했는데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점검이 필요했다”면서 “5차 년도 사업이 끝나도 정산할 기간이 있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반면 지역혁신플랫폼은 사업비가 크게 감소하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참여 대학들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글로컬대학30 선정과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등에서 불이익을 입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지역혁신플랫폼 관계자는 “예산이 축소돼 (15개 대학이)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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