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형평성 어떻게?…‘연금개혁’ 쏘아올린 개혁신당

2024-08-12 13:00:27 게재

정책위, 3차례 걸쳐 국민연금 대개혁 세미나

김우창 교수 “재정투입 없으면 연금은 파국”

빙빙 도는 도돌이표 정국에 연금개혁 논의도 갇혔다. 보다못한 개혁신당이 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 총선에서도 신·구연금 분리 등 독자적인 연금개혁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개혁신당은 거대 양당의 연금개혁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을 비판하며 연속 토론회를 개최한다.

해피머니 환불 촉구하는 피해자들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의 여파로 사용이 정지된 해피머니 피해자들이 5일 오전 국회를 방문,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환불 등 피해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12일 개혁신당 정책위원회는 국민연금 대개혁 세미나 중 첫번째로 ‘국민연금 파헤치기’ 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강연에 나선 유희원 국민연금공단 연구원장은 국민연금의 현재 상황을 “대규모 사각지대와 급여불충분 문제가 만연한 상황에서 재정위기 요인까지 가중되는 이중고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률이 43.6%, 평균 수급액 약 62만원에 불과해 노인빈곤 문제를 타개하기에 역부족인 데다 고령화와 노동시장 불안정성 증대로 기여기반 자체도 축소되고 있어 국민연금의 재정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연사로 나선 김우창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3115 개혁안’을 제안했다. 보험료율을 3%p 높이고,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를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며, 기금운용수익률을 1.5%p 끌어올리자는 내용이다.

김 교수는 “보험료와 소득대체율을 변경하는 모수개혁만으로는 기금고갈을 피할 수 있는 시점은 지났다”며 “재정투입을 빨리 해서 세대간 형평성을 달성하느냐, 아니면 재정투입을 늦춰서 다음 세대가 더 많인 부담하게 하느냐의 두 가지 선택지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어떤 연금개혁안보다도 국민연금에 재정을 투입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재정투입이 불가능한다면 국민연금의 파국은 확정적”이라며 “정부는 최대한 빨리 이를 인정하고 약속된 연금을 주지 못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실제 지급 가능한 연금액을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역설했다.

개혁신당이 연금개혁 논의에 시동을 걸고 나선 이유는 국회 내 연금개혁 논의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지난 국회에서 연금특위 구성, 공론조사와 여야 협상, 협상 불발 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모수개혁 제안, 여당의 거부 등이 이어지며 개혁 논의가 끝내 무산된 바 있다.

22대 국회 들어선 연금특위를 구성하자는 여당과 선제적으로 정부 안을 제시하라는 야당의 주장이 부딪치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이번 토론회에 이어 지난 총선 때 제안했던 신구연금 분리안(기존 납입된 보험료는 구연금 계정으로 분리, 새롭게 납입하는 보험료는 신연금으로 적립하는 안) 등 새로운 대안 마련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개혁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국민연금의 끝이 더 빨라지는 상황”이라면서 “청년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치권이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 더 빨리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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