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서비스 ‘만나플러스’에서 수개월째 배달료 정산이 되지 않자 총판·배달원(라이더) 등 피해자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만나플러스 총판업자·지사장·라이더 등 80여명은 15일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동조합회관에서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만나플러스를 운영하는 만나코퍼레이션을 상대로 고소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100일이 넘게 정산금을 주지 않는 본사에 책임을 묻고 피해 복구 조치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며 “현재까지 피해자 235명이 참여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 초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성식에 참석한 한 지사장은 “경남에서 170여명의 라이더를 관리하고 있는데 출금 지연 때문에 1억1000만원 대출을 받아 라이더들에게 환전해 주니 빚이 더 많아졌다”면서 “아직 점주들과 라이더가 정산받지 못한 금액이 2억원에 이른다”고 하소연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만나플러스는 지난 5월부터 출금이 제한됐다. 1일 1회 100만원이었던 제한은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줄었고 이마저도 제때 출금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들은 “본사에서 이달 10일까지 정산금을 전액 출금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상태”라며 “피해 규모는 85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만나플러스는 배달대행 시장의 20%가량을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라이더 중에 몇 달째 정산금을 못 받아 생활이 위태로운 분들이 있다”며 “그런데 회사는 정산금을 어디에 유용했는지 돈이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구 위원장은 “피해자들이 민사소송과 집회도 개최할 예정”이라며 “플랫폼사가 전혀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발생한 문제로 이들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만나플러스측은 지난 5일 “시스템 개발, 점검 등 문제로 정산이 지연되고 있지만 이달 중에 정산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체 미정산 금액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일 서울 구로구 만나코퍼레이션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