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없는 지역 학교
지역이 나서 ‘사교육 부담 없는 지역·학교’ 만든다
교육부, 1차 사업 대상 12곳 선정 … 지역별 상황에 맞는 다양한 사교육 경감 모델 개발 확산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지역 대학 등이 나서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는 ‘사교육 부담 없는 지역·학교’가 선정됐다.
교육부는 21일 ‘사교육 부담 없는 지역·학교 사업’ 1차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사교육 부담 없는 지역·학교 사업’은 사교육 경감과 공교육 경쟁력 강화의 선순환을 창출하고 지역의 우수한 사교육 경감 모델을 발굴 확산해 나가기 위해 교육발전특구 선도지역을 대상으로 올해 첫 시행되는 사업이다.
기초지자체가 신청한 1유형에는 강원 춘천, 강원 원주, 경북 구미, 경북 울진 등 4곳이, 광역지자체 단위로 접수한 2유형에는 부산 대구 광주 울산 제주 등 5곳이 각각 선정됐다. 광역지자체 내 복수의 기초지자체가 신청한 3유형에는 경남(진주 사천 거제), 전북(익산 남원 완주 무주 부안), 전남(나주 목포 무안) 등 3곳이 뽑혔다. 선정된 지역에선 초등학교 67개교, 중학교 32개교, 고등학교 74개교 등 총 173개교에서 사업이 시행된다.
선정된 지역·학교에서는 학생 수준별 맞춤형 학습 지원, 기초학력 및 교과보충 프로그램, 자기주도학습 지원, 지역사회 연계 특색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교육 경감 모델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올해 지역별로 최대 7억원을 지원한다.
이 사업의 철저한 성과관리를 위해 교육부는 매년 각 지역이 제출한 성과지표 달성 여부를 점검해 다음 연도 계속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사교육 영향 분석 연구’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교육부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과 협의해 선정 지역에 ‘EBS 인공지능 상담 학교(EBS AI 멘토링 스쿨)’, 진로진학 관련 정보 제공 등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교육비 경감 목표치에 대해 “지역 내 중점학교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은 10% 내외, 전체 학생 중 희망자를 받는 경우는 목표치가 2~3% 정도”라면서도 “성과 목표는 시도에서 자율적으로 정한 것이기 때문에 교육부의 일률적인 목표치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프로그램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학생 수준별 맞춤형 학습 지원 = 지역별로 사교육 경감이 필요한 특정 학년이나 과목을 지정해 해당 학년, 과목의 사교육 경감을 위한 다양한 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춘천은 ‘수학포기자 없는 더 나은 미래교육’ 프로그램으로 책임 학년인 초3 중1 고1을 대상으로 ‘수포자 없는 중점학교’ 5개교를 운영한다. 운영 방법은 학기 또는 방학 중 예비교사와 함께 수학 1대 1 멘토링을 실시한다. 방학 중 레벨업(Level-up) 수학 캠프, 수학 콜센터, 디지털 수학교구 및 공학 도구 지원, EBS 수학(Math) 등 온라인 콘텐츠 지원 등도 이루어진다.
부산은 ‘사교육 부담 없는 학년’ 프로그램으로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위캔두(WE CAN DO) 계절학교를 통해 국어 영어 수학 맞춤형 집중학습을 지원한다. 중1~중3을 대상으로 부산형 인터넷 강의를 제작 보급한다. 특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반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을 통한 맞춤 학습 지원도 이루어진다.
제주는 ‘질문 있는 학습’ 프로그램으로 초·중학교에 비해 고등학교 사교육비가 계속 증가하는 있는 점을 고려해 고등학교 중심으로 사교육 경감 모델을 개발했다. 사교육 경감 중점 고등학교 24개교를 대상으로 1개 교과, 1시간 학습 관련 질의응답 프로그램 진행한다. 학생 간 연결을 통해 상호 학습 상담과 공부법 공유, EBS 교재 등 학습 자료도 제공한다.
◆기초학력 및 교과보충 프로그램 = 지역별로 보충 학습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기초학력 증진과 교과보충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수업 중, 방과 후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원주는 ‘맞춤형 학력 향상 지원가’를 채용해 방과 후·방학 중 자기주도학습 계획 수립, 학습관리 상담, 교과 보충 지도 등 학습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대구는 ‘대구미래학교’ 등을 중심으로 ‘학습도움닫기, 학습집중채움’ 프로그램과 교재를 지원한다. 울산은 초등학교 50개교를 대상으로 출발선 보장 교과보충 통합 프로그램을 통해 기초학력 조기진단과 학급 저해요인을 고려해 연중 교과보충 통합프로그램을 개선한다. 전북은 11개 고교에 농산어촌 고교 대학 진학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기주도 학습 및 상담 지원 = 학교 내 자기주도학습 공간을 마련해 EBS 및 지역 대학과 연계를 통해 스스로 학습계획을 수립하고 진도 관리, 진로 상담 및 학습 중 궁금한 사항도 물어볼 수 있는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남의 ‘EBS 인공지능 상담 학교(EBS AI 멘토링 스쿨)’은 무안고와 EBS 간 협약을 통해 학교 단위로 시범운영하고 다른 지역으로 확대한다. EBS의 인공지능 진단검사 결과에 따른 수준별 학습관리, 온·오프라인 연계 운영, 학교 단위 학습관리 시스템(LMS)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지역대학 연계 대학생 상담도 실시한다. 광주는 광주교대 전남대 조선대의 대학생 보조교사 350여명이 교사와 협력해 정규 교육과정에 참여해 문해력, 기초 수학 등 학습 보조 및 상담을 실시한다. 경남은 학교 내 자기주도학습 공간을 마련하고 자기주도학습 시간에 경상국립대 진주교대 거제대 등 지역 대학생들과 상담을 실시한다. 원주는 대학생 100명이 초·중학생 대상으로 기초학력 독서 문해교육 등을 1일 최대 2시간 실시한다.
◆지역사회 대학 및 기관 연계 특색 프로그램 지원 = 지역 내 대학 및 공공기관, 산업단지 등과 연계해 특별 체험 수업, 놀이 영어, 드론·로봇 등 신산업 중심의 체험형 방과 후 프로그램, 진로 탐방 등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울진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연계한 진로 상담 프로그램, 국립해양과학관·안전체험관 특별 체험 수업, 울진해양레포츠센터 연계 놀이 영어 캠프, 울진군 국제교류사업과 함께하는 영어 체험 캠프 등을 실시하고 경남은 경상국립대·진주교대·거제대 등 대학 연계 캠프, 미래조선단지, 항공 유지·보수·정비(MRO)단지, 미래항공기체 실증센터 등 기관과 연계한 진로 탐방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