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금 관리 강화…존속기한 최대 10년·타당성평가 신설
조세·재정지출 12대 분야로 통일 … 최상목 “지속가능한 재정 확립”
티메프 미정산 금액 8188억 집계 … 피해구제에 1조6천억 투입키로
정부가 ‘준조세’로 불리는 부담금 존속기간을 의무화하고 신설은 억제한다.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조세지출과 재정지출 간 연계 방안도 마련한다.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사태 피해구제에 1조6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정부는 2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의 ‘부담금 관리체계 강화 및 조세·재정지출 연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부담금도 ‘타당성 평가’ 도입 = 정부는 부담금과 관련해 신설 타당성 평가를 도입기로 했다. 부담금을 새로 만들 때에는 객관적·중립적인 조사·연구기관의 사전평가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판례 등을 고려해 부담금 정의에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 있는 자’를 추가해 부과 대상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또 관행적인 부담금 부과 관행을 막기 위해 앞으로는 부담금별 최대 10년의 존속 기한을 설정해 주기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현재는 신설 또는 부과 대상 확대 시 존속 기한 설정이 의무이지만 예외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이를 개선해 앞으로 모든 부담금에 존속 기한 설정을 의무화하고 예외 규정을 삭제한다.
또 정부는 부담금 분쟁조정위원회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2021~2023년 연평균 180여건의 부담금 관련 심판·소송이 제기되는데 평균 처리 기간은 심판 231일, 소송 299일로 긴 편이다. 이를 분쟁조정위를 통해 신속히 권리를 구제하겠다는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연간 2조원 수준의 국민과 기업 부담을 낮추기 위해 총 32개 부담금에 대한 폐지와 감면을 추진하고 있다”며 “모든 부담금에 최대 10년의 존속기한을 설정하고, 신설 타당성 평가를 도입하는 등 상시 정비체계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국무회의 등을 거쳐 10월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조세·재정 유사·중복지출 정비 = 정부는 조세지출과 재정지출을 객관적으로 비교해 국가 재원을 전략적으로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재정과 조세는 분류체계 차이로 분야별 직접 비교가 어려웠고 전체 정부 지출 규모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예산 편성이나 조세 특례 검토 과정에서도 유사·중복 지출 사전검토가 어려웠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말까지 조세지출 분류도 재정지출과 같이 12대 분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조세는 16대 분야였다.
또한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 조세지출 데이터를 입력, 연계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디브레인을 통해 재정정보를 통합 산출·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각 부처 지출 요구 시 유사·중복지출 제출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내년 3월까지 조세·재정지출 통합심층평가도 도입한다. 현재는 조세지출과 재정지출의 심층평가를 각각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유사·중복 정비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을 대상으로 통합 평가하는 것이다.
◆이달말 티메프 제도개선안 발표 =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위메프·티몬 사태 대응 방안 추진 상황 및 향후 계획’도 논의됐다.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날까지 정산기일이 지난 미정산 금액은 총 8188억원으로 추산했다. 판매자 피해 구제를 위해 대출과 이차 보전 만기 연장 등을 망라한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피해기업의 기존 대출·보증에 대한 만기 연장과 선정산대출 만기 연장 등 지원도 1000억원 규모로 이뤄진다.
정부는 판매자 대상 세정 지원과 고용 지원도 계획대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지난 14일까지 611억원 규모의 부가가치세 환급 확정건 조기 지급을 완료했다. 최대 9개월의 납기 연장, 세무조사 및 압류·매각 유예 등 지원도 지속된다.
고용부는 이번 사태의 여파로 발생한 대규모 실직자를 지원하기 위해 상황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용유지지원금과 실업급여를 신속히 지원하고, 대규모 임금 체불이 발생하는 경우 대지급금과 생계비 융자도 추진한다.
정부는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사태 발생 이후 현재까지 총 359억원 상당의 일반 상품 및 상품권이 환불 완료됐다고 밝혔다. 남은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여행·숙박·항공권 및 상품권 분야 관련 집단 분쟁조정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총 359억 원의 일반상품과 상품권 환불절차를 완료한 데 이어, 핸드폰 소액결제 피해를 입은 소비자도 조속히 구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산 주기 법제화와 결제 대금 별도 관리 등 제도 개선을 위한 법 개정안을 이달 중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속한 환불 지원을 위한 손실 분담 빛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판매자 자금조달 부담 완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