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위반 삼강에스앤씨 전 대표 징역 2년·법정구속
동종 선고사건 중 최고 형량 기록
법원 “1년 새 3명 사망, 반성 안해”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경남 고성군 소재 삼강에스앤씨 전 대표이사가 1심에서 징역 2년에 법정구속됐다.
21일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형사1단독 류준우 부장판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삼강에스앤씨 전 대표이사 송 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삼강에스앤씨는 해상풍력발전 사업 및 강관 제조업, 조선업을 주요 사업내용으로 하는 삼강엠앤티의 자회사로 삼강엠앤티가 2022년 9월 SK에코플랜트에 인수되면서 SK그룹의 종속회사가 됐다. 삼강엠앤티는 이후 SK오션플랜트로 상호를 바꿨다.
송씨는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지난 2022년 2월 19일 경남 고성군에 있는 삼강에스앤씨 사업장에서 협력업체 직원 50대 노동자가 선박 난간 보수 공사를 하다 추락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 조치를 다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작업은 최고 10m 높이에서 진행돼 근로자가 이동 또는 작업 중 추락할 위험이 있었다. 그런데도 회사 대표이사인 송씨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현장 관리·감독 및 안전조치 업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관리 감독하고, 사업장의 안전에 관한 사항에 대해 종사자 의견을 듣는 절차를 마련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 특히 이 사업장에서는 지난 2021년 3월과 4월에도 협력업체 근로자가 작업 중 사망하는 등 1년 새 3명이 숨졌다.
송씨는 재판 과정에서 노동자가 통제를 무시하고 작업 공간에 들어가 숨졌다며 자신은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왔다.
재판부는 “송씨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만 7차례 형사처벌을 받았고, 1년 새 3명이 산업재해로 숨졌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 잘못으로 사망사고가 나 회사가 손해를 본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다”며 “법정에서도 피해자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시종일관 따분하고 귀찮다는 듯한 불량한 자세로 일관하는 등 잘못을 뉘우치려는 태도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선고는 지금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3건의 사건 가운데 형량이 가장 높다.
앞서 한국제강 대표이사 A씨는 2022년 3월 경남 함안군 한국제강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60대 노동자가 1.2톤 무게의 방열판에 다리가 깔려 숨진 것과 관련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4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원청 대표이사가 구속된 첫 사례였다.
지난 4월에는 주식회사 엠텍 대표이사 B씨가 징역 2년을 선고받아 가장 높은 형량이었지만, 법정구속되지는 않았다. B씨는 2022년 7월 경남 양산시 사업장에서 네팔 국적의 40대 노동자가 기계 내부를 청소하다 금형에 머리가 끼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