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영 “노소영에 진심으로 사과 … 항소 않겠다”
법원 “최태원 위자료 20억, 동거인 함께 내라”
노소영 “가족 고통, 치유 못해 … 법원에 감사 ”
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김 이사장측은 노 관장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항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4부(이광우 부장판사)는 22일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낸 3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김 이사장은 최 회장과 공동해 2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지난해 3월 노 관장은 김 이사장이 최 회장과의 혼인 생활의 파탄을 초래했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위자료로 3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김 이사장이 최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렀고, 정신적 고통을 겪어 배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이사장측은 이미 혼인 관계가 파탄된 상태였고, 주된 책임은 노 관장에게 있다고 맞섰다. 또 노 관장이 이혼소송에서 최 회장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한 2019년 12월 이후 부부 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 났기 때문에 자신들의 관계가 부정행위를 구성하지 않고, 시효도 소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이사장측의 주장을 받아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최 회장의 일방적인 가출과 별거의 지속,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의 공개적인 행보 등이 노 관장과 최 회장 사이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선고 직후 노 관장측 대리인인 김수정 변호사는 “노 관장과 자녀들이 겪은 고통은 어떤 것으로도 치유될 수 없다”며 “무겁게 배상책임을 인정해주신 것은 가정의 소중함과 가치를 보호하려는 법원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충실한 심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 이사장측 대리인인 배인구 변호사는 “이유 여하를 떠나 노 관장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배 변호사는 다만 “저희는 이번 소송이 재산 분할 소송에서 유리한 입지를 위해 기획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김희영 씨와 가족들은 이미 10여년 동안 치밀하게 만들어진 여론전과 가짜 뉴스로 많은 고통을 받아왔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더 이상 도가 지나친 인격 살인은 멈춰 달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별도 입장문을 내고 “노 관장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오랜 세월 어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프셨을 자녀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소하지 않겠다”면서 “법원에서 정한 의무를 최선을 다해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