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ISA 가입 60만명 증가…550만 육박
투자중개형 ISA, 2030세대·남성 중심 성장
한도액·비과세 확대에 증권 고객 유치 치열
절세혜택을 가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해 올 상반기에만 60만명 늘었다. 특히 2030세대를 필두로 증권사가 운영하는 투자 중개형 ISA계좌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체 ISA 가입자수는 550만명에 육박했다. 정부의 납입 한도 및 비과세 한도 확대 등에 대한 세제개편안 발표에 따라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전 또한 치열한 상황이다.
◆투자금액 28조5757억원 … 상반기 5조948억원 유입 =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ISA 가입자수는 542만5836만명이며 가입금액은 28만5757억원에 달한다. 작년말 대비 가입자수는 17만9000명이 증가했고 가입금액은 5조948억원이 늘었다.
유형별로는 투자중개형 ISA가입자수가 448만6000명으로 작년말 보다 59만7000명 증가했다. 반면 신탁형과 일임형 ISA는 각각 5만3000명, 4만9000명 가입자 수가 줄었다.
업권별 가입자수도 증권은 453만명으로 전년 말 393만8000명에서 59만2000명 증가한 반면 은행은 9만9000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ISA 투자금액이 14조8048억원으로 은행 ISA 투자금액 13조7188억원을 넘어서는 등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021년 출시한 투자중개형 ISA가 크게 증가하면서 기존 예금 중심의 저수익 금융상품이었던 ISA가 자본시장을 통한 고수익 투자 상품으로 급격히 전환하는 모습이다.
한편 ISA는 주식, 예·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는 만능 통장으로 운용 방식에 따라 신탁형·일임형·투자중개형으로 구분된다. 일반형의 경우 수익 200만원까지(서민형, 농어민 400만원까지) 비과세 적용이 되고.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는 분리과세 9.9%가 적용된다. 신탁형의 경우 가입자가 상품을 선택하고 일임형은 투자 일임을 받은 은행이 직접 운용하는 계좌다.
증권사에서만 취급하는 중개형의 경우 가입자가 채권이나 국내 상장 주식, 펀드 등을 직접 투자할 수 있다. 배당소득세 면제, 주식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해외 펀드 등 간접상품에서 발생한 수익과 상계하여 과표를 줄일 수 있는 손실상계 제도 등의 다양한 절세혜택을 갖고 있는 상품이다. 다만 중개형 ISA 계좌의 의무 가입 기간은 3년으로 이를 꼭 채워야 세금 혜택 받을 수 있다.
중개형 ISA의 대부분이 주식(48%)과 ETF(23%)로 운용되고 있으며 작년부터 채권이 예·적금 다음으로 7%를 차지하고 있다.
◆20대 가입자 비중 크게 증가 = 중개형 ISA는 투자에 관심이 높아진 2030세대를 필두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2030세대 가입자는 중개형, 50대 이상은 신탁·일임형 비중이 높다. 성별로 보면 2030세대 가입자는 남성이, 40대 이상은 여성 가입자가 많은 것을 나타났다.
정부가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ISA 세제 개편도 기대감이 크다. 세법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 각각 2000만원과 200만원인 연 납입한도와 비과세 한도가 4000만원과 500만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된다.
중개형 ISA의 의무가입기간이 올해부터 끝나는 점도 증권사들의 고객유치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 2021년 2월 출시된 중개형 ISA가 새 중개형 ISA로 옮길 수 있게 되면서 증권사들은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은 타사 중개형 ISA 계좌에서 갈아타는 고객이나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해외주식 증정, 투자지원금, 백화점 상품권 지급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증권사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