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재판 중인 피고인을 법정에서 습격해 중상을 입힌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한정석 부장판사는 30일 코인 예치서비스업체 하루인베트스 이 모 대표를 법정에서 습격한 50대 남성 강 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씨는 28일 오후 2시 26분쯤 남부지법 306호 법정에서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씨에게 달려들어 미리 준비한 과도로 상해를 입힌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다. 다행히 이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강씨는 서울 양천경찰서 형사과 조사에서 “하루인베트스 사건 피해자로 출금 중단에 따른 손해에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흉기로 사용된 과도는 “집에서 사용하던 것을 가방에 넣어 반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칼은 수개월 전 주거지 인근 마트에서 구입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실제 구입 여부 등을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칼 제조사 등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금속성 재질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칼의 재질은 스테인리스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강씨가 어떻게 법원 금속탐지기와 보안관리대원 검색을 뚫고 흉기를 반입했는지 밝혀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경찰은 법원 출입시 칼 반입 경위와 X-레이 검색기 작동 여부, 당시 근무자 등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법원도 자체적으로 흉기의 법정 반입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하루인베스트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최대 15% 수익을 지급하고 원금도 보장한다’며 1조600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예치 받고도 이후 4500억원 상당을 미반환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1만6000여명으로 이중 외국인이 1만100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와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형법상 사기 혐의로 지난 2월 구속기소 됐다가 지난달 25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한편 천태엽 법원행정처장은 29일 전국법원장과 전국지방법원장에게 법정과 청사 보안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지시에는 출입 인원 검색을 철저히 할 것과 충분한 보안 검색을 통해 도검류, 인화성물질 등 반입금지 품목이 통과되지 않도록 엄격한 절차를 준수하는 방안을 담았다.

천 처장은 30일 오후 사건이 발생한 남부지법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황정수 서울남부지방법원장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법원행정처 기조실장과 기획총괄심의관, 안전관리관 등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