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산대출 사기’ 도주 공범 구속
720억원대 상환 지연 사태를 촉발하고 잠적했던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 루멘페이먼츠 대표 도주를 도운 공범이 구속됐다.
4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공준혁 부장검사)는 루멘페이먼츠 김 모 대표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50대 A씨가 지난 2일 구속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3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달아난 김씨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김씨와 함께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차명 휴대전화, 은신처,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했다.
도피행각을 벌이던 이들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은신처에서 함께 검거됐다. 영장실질심사 불출석으로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씨는 당일 구속됐다.
김씨는 유령회사를 내세워 허위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담보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P2P)인 크로스파이낸스로부터 720억원 규모의 선정산대출을 받아 가로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다. 선정산대출은 소상공인 가맹점이 카드 매출을 담보로 선정산업체 등으로부터 대출 형태로 돈을 지급받고, 선정산업체는 정산일에 PG사로부터 대금을 받아 자동 상환하는 대출 방식이다. 이번 사건은 루멘페이먼츠가 정산대금을 미상환하면서 선정산대출 투자금 상환도 지연되는 사태로 번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7일 현장 검사를 벌인 뒤 검찰에 루멘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검찰은 “향후에도 신종 수법을 악용한 각종 금융 범죄와 사법질서 방해 사범을 엄단하겠다”며 “서민과 선의의 투자자,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금융사범은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원칙이 확립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