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저축·캐피탈도 ‘손태승 친인척 대출경위’ 집중 검사
부적정 대출혐의 포착 … 취급 과정에 우리은행 출신 인사 관여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의 대출 경위를 집중 검사하고 있다.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출은 우리은행에서 616억원이 실행됐고 이 중 350억원 가량이 부당대출이라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로 검사 대상을 확대한 금감원은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에서도 부정적 대출혐의를 포착하고 대출 취급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출 과정에 우리은행 퇴직자 출신 인사들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저축은행에 대해 검사를 벌이고 있는 금감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 회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인사가 우리은행 출신이고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 대출에 관여한 직원도 우리은행 출신이라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는 7억원의 대출이 실행됐다. 연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대출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담보 등 대출 서류는 갖춰져 있지만 정상적인 여신 심사 등을 거쳤다면 대출이 실행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리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된 사안이지만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 대출이 실행된 경위도 살펴보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드러나면 검찰에 통보하기로 했다. 검찰은 현재 우리은행 부당대출과 관련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손 전 회장의 처남 김 모씨를 체포해 7일 구속했다. 김씨는 아내 명의 회사 자금을 유용하고 회사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인수 가격을 부풀려 우리은행으로부터 과도한 대출을 받은 혐의(횡령·사문서위조)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우리캐피탈에 대해서도 유사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캐피탈에서는 주택을 담보로 10억원대의 사업자 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리카드의 경우 리스 관련 대출이 2억원 가량 시행됐지만 대부분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대출 취급 과정이 명확히 확인되기 전까지는 검사를 계속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 연장을 통해 사실상 기한을 두지 않고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혀서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에서 이러한 대출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게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대출은 우리종합금융(현재 우리투자증권)에서도 실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 8년 11월 3억원 상당의 대출이 실행됐다. 우리투자증권이 자체 조사를 통해 확인한 것으로 대출금은 지난 2022년 2월 전액 상환됐다.
우리투자증권은 불법적인 대출을 받았거나 잔액이 남아있는 대출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회장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대출 실행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며 “다만, 금융당국의 검사과정에서 대출 상환이 완료됐더라도 대출 실행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히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