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설치된 공개공지에 물건을 적치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대폭 상향키로 했다. 위반면적에만 부과하던 것을 건물시가표준액으로 확대하는데 따른 것이다. 공개공지는 바닥면적 5000㎡ 이상 건축물에 대해 규모에 따라 대지면적의 5~10%까지 의무설치해야 하는 개방공간이다.

부산시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 공개공지 설치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공고하고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 시행에 따라 건축주가 공개공지 본연의 목적에 맞게 사용하지 않을 경우 최대 건물시가표준액의 6%까지 이행강제금이 가중부과된다.

그동안 이행강제금 부과 기준은 구·군마다 다르게 적용됐다. 건물전체시가표준액으로 할지, 위반면적에 대해서 부과할지 명확하지 않았던 탓이다. 구·군마다 다르게 적용하다 보니 이행강제금 금액이 최대 20배까지 차이나는 경우도 발생했다.

시는 지난해 5월 이와 관련된 내용을 국토부에 질의해 6월에 ‘위반면적이 아니라 건물전체시가표준액에 대해 부과하는 것이 맞다’는 회신을 받았다. 건축법 시행령에도 이행강제금 산정기준은 시가표준액으로 정하고 있다.

시가 칼을 빼든 것은 공개공지의 사적사용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본연의 공적목적과 다르게 주차장으로 사용하거나 울타리를 설치해 상가 전용공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흔했다.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최소한의 설치면적만 확보하다보니 공개공지로서의 역할도 못했다.

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세달 동안 공개공지 682곳 40만㎡에 대해 점검해보니 약 17만㎡가 공적 기능을 상실했음을 확인했다. 물건적치, 주차, 영업행위 등 사적사용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었다. 재활용품 분리수거장으로 공개공지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감사위원회는 △공개공지 조성 시 설치기준 미비 △형식적인 정기점검 △위반 행위자에 대한 미온적 행정조치 등의 결과라고 발표했다.

시는 최대 50일의 시정조치요구에도 원상복구하지 않을 경우 5000만원의 벌금과 함께 이행강제금을 동시에 부과키로 했다. 이행강제금 부과 시에는 경찰에 수사의뢰도 함께 진행키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공개공지가 도심 속 쉼터 역할인 공적 공간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기존에 설치가 의무화된 공개공지 건축물에는 모두 소급 적용된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