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사범 고려한 치료 필요”
대마초 사범을 고려한 교정시설의 치료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학계에 따르면 한국교정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교정연구’ 최근호에 유숙경 성균관대 사회복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대마초 사용자들의 강성 마약류 사용과 중독 과정에 대한 사례 연구’ 논문이 실렸다.
유 연구원은 대마초에서 강성마약을 접한 13명을 심층 면담했다. 이들은 필로폰과 코카인 헤로인 등에 중독됐다가 5년 이상 끊은 단약 유지자들이다.
유 연구원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강성 마약류 사범과 대마초 사범의 분리 수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독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단약에 효과적인 교정기관 수용·수감시 분리한 채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연구결과 대마초를 접한 중독자들은 강한 자극을 원해 필로폰으로 유입됐다.
한 면담 참여자는 유 연구원에게 “대마초를 하니 사람들이 우습게 본다. 이왕 할 거 큰 거 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유 연구원은 이러한 심리 상태에 대해 ‘비뚤어진 지위 향상 욕구’라고 규정했다.
또 대마초 사용 뒤 큰 부작용이 없자 마약류 전반에 대해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다 중독자의 길로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
유 연구원은 “대마초 사범 특성을 반영한 치료·예방 프로그램이 재활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 상반기에도 교정시설이 ‘마약사관학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논문 ‘교정시설 치료공동체에 대한 질적+메타 종합연구(국외 연구 중심)’를 발표한 바 있다.
교정시설이 마약사범에 대해 치료를 병행하고 있는데, 교정시설에서 치료에 대한 철학을 제대로 정립하고 전문화를 꾀한다면 마약류 수형자의 재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경찰의 한 마약수사관은 “마약 사범을 검거해보면 대마초에서 시작해 강성 마약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교정시설에서 대마 사범들만이라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면 강성마약 중독자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