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와 관련된 서울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 관계자들의 과실 여부를 2심에서 다시 따지게 됐다. 검찰이 159명의 사상자를 낸 이태원참사 당시 부실 대응 의혹을 받는 주요 책임자들에 더 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며 항소한데 따른 것이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을 비롯해 용산구청 4명, 경찰 5명 등 총 9명에 대한 1심 판결에 불복해 7일 항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의 과실과 이로 인한 결과가 매우 중대하지만 사고의 책임을 떠넘기며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 법원은 지난달 30일 용산경찰 및 구청 책임자들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 전 서장에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또 송 전 실장에게는 금고 2년, 박 모 전 112 상황팀장에게는 각각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의 정현우 전 여성청소년과장과 최 모 전 생활안전과 경위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박 구청장 등 구청 관계자 4명에겐 동일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1심 법원이 박 구청장 등 구청 관계자 전원에게 무죄 선고한 데 대해 “법원이 용산구에는 인파 유입을 막고 해산시킬 수 있는 수권 규정이 없어 구체적인 주의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으나 ‘재난안전법’은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대책을 마련할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하고, 재난현장에서 유관기관과 협력해 총괄 조정하고 응급 조치할 의무 역시 규정하고 있다”고 항소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검찰은 이 전 서장과 박 구청장 모두 인정받지 못한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와 관련해서도 재판부가 사실을 오인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1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은 이 전 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도 지난 4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