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승세…경합주 4승2무1패
더힐-에머슨대 조사서 8·9월보다 나은 성적 … 러스트벨트·선벨트 모두 우위
그간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 등 북부 러스트벨트에서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 등 남부 선벨트에서는 트럼프가 우위를 보이는 구도였지만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트럼프가 두 지역 모두에서 우세를 보인다는 조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지난 5~8일 이번 대선 경합주 7곳에서 투표 의향층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에서 49% 지지율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47%)을 2%포인트(p) 차로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조지아(49%), 노스캐롤라이나(49%), 펜실베이니아(49%)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에 각각 1%p 차로 우위였다.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선 두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동률을 기록했고, 네바다에서만 해리스 부통령이 48% 대 47%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애리조나·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5개 주의 경우 1000명씩(오차범위 ±3.0%p)이며, 미시간은 950명(오차범위 ±3.1%p), 네바다는 900명(오차범위 ±3.2%p)이다.
경합주 7곳에서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 내에 머물러 있어 사실상 동률로 봐야할 만큼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초박빙 접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승2무1패로 앞서는 결과는 같은 조사기관의 과거 여론조사 흐름과는 다르다. 11월 5일 대선일이 가까워질수록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힐-에머슨대의 8월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3승1무3패로 동률을 이뤘으나 9월 조사 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승1무2패로 살짝 앞서갔고, 10월에 이뤄진 이번 조사에는 4승2무1패로 조금 더 나아진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선벨트(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에서 강세를 보여왔으나,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벨트 3개주는 물론 러스트벨트에서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머슨대 여론조사 담당자 스펜서 킴볼은 “해리스 부통령은 아시아계 유권자와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강세를 보였지만, 무당층과 고령 유권자 사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지지율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스트벨트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는 또 있었다. 전날 퀴니피액대가 공개한 러스트벨트 3곳의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를 제외한 미시간과 위스콘신 등 2곳에서 해리스 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받았다. 지난 9월 같은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박빙으로 앞섰던 상황이 뒤집힌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도 지난 9월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51%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6%포인트 차이로 앞섰지만, 이번에 격차가 3%포인트 차이로 절반으로 줄었다.
한편, 경합주 조사와 달리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6~7일 미국 성인 1604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여론조사(오차범위 ±3.0%p)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여전히 근소하게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등록 유권자(1409명) 사이에서 47%의 지지율을 기록, 44%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고, 투표 의향층 유권자(1230명) 가운데에서는 49%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5%)보다 조금 더 우위에 있었다. 다만, 두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3.0%p) 내에 있고,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정하지 않았다는 응답 비율도 4~5%로 조사돼 여전히 승부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