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산하 공공기관들에서 불공정 채용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14일 시 산하 공공기관 10곳에 대한 2023년 채용실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채용과정에서 합격자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과실 △예비합격자 및 추가합격자 선발 부적정 △예비합격자 채용 검토 소홀 등 채용 공정성 훼손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영화의전당은 면접점수가 서로 뒤바뀌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채용되어야 할 사람이 탈락했다. 채용담당자가 2023년 11월 13일 채용 면접심사가 끝난 후 심사위원의 평정표를 취합해 집계하면서 집계표에 잘못 기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당자부터 채용총괄팀장 본부장 처장 대표이사까지 결재과정 중 이 같은 실수를 누구도 확인하지 못했다.

예비합격자 선정과정에서도 문제점이 확인됐다. 예비합격자가 되면 최종합격 발표일로부터 6개월 내에 앞선 합격자가 임용을 포기하거나, 임용 후 퇴사하면 예비합격자 순서에 따라 추가합격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의전당은 공무직 다급 선정과정에서 예비합격자 순번에 포함되어야 할 응시자를 누락시켰다. 이로 인해 이 응시자는 정규직으로 채용될 기회를 박탈당했다.

감사위원회는 피해자에 대한 구제방안을 즉시 검토하고 채용담당자는 중징계, 채용총괄팀장은 경징계를 요구했다.

부산시체육회는 특별채용이 문제가 됐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부산시체육회는 지난해 회장 특별채용 방식으로 별정직 가급 직원을 채용했다.

부산시체육회는 자체 인사규정에 ‘법령에 의하여 특별채용 하도록 규정한 경우에는 미리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공고하지 아니하고 특별전형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명시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나 공직유관단체 특별채용을 허용한 것은 현행 법령에는 없다. 다만 행정안전부 ‘지방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에 공고나 임용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지방의회 의장의 비서관 또는 비서를 임용하는 경우와 지방자치법 제123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지방별정직 공무원으로 임명하는 부시장 또는 부지사를 임용하는 경우다.

시 감사위원회는 “특별채용은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한 채용제도를 거스르고 특정인을 임명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이 조항을 담은 부산시체육회 인사규정을 공개채용 방식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