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논술 문제 유출’ 결국 경찰 수사로
신원 특정 2명 포함 총 6명 고발
연세대는 시험지 등을 온라인에 올린 수험생을 수사해 달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 당국에 엄정한 조치와 철저한 문책을 주문했고, 교육부는 연세대측에 철저한 입시 관리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16일 연세대와 경찰 등에 따르면 대학측은 전날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 문제가 온라인에 유출됐다는 논란과 관련해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 대상은 신원이 특정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유출자 각각 1명과 특정되지 않은 4명 등 6명이다. 연세대는 사진 속 문제지와 답안지 필기 내용 등을 토대로 유출자 2명의 신원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세대는 이번 논술 시험에서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가 있었는지 등 전반에 대해서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공정성 훼손이 있었는지, 부당하게 이득을 본 수험생들이 있었는지를 밝혀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세대는 경찰 수사에서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결론이 나오면 재시험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뒤늦게 사과문 = 연세대는 15일 밤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밝혔다.
연세대는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의 진행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겪으셨을 혼란과 정신적 고통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이와 함께 시험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해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감독위원 교육과 프로토콜을 강화하는 등 재발방지책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이 치러진 한 고사장에서는 감독관의 착각으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됐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에 문제 일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험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험생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자연계열 시험 문제지와 인문계열 시험의 연습 답안 사진이 공유되면서 시험 당시 관리·감독이 허술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부 전체 4년제 대학에 공문 =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교육당국에 책임자 문책 등을 지시하자 교육부가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15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 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시험 관리 부실과 관련해) 책임자는 철저히 문책하고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정히 조치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에 교육부는 이날 전체 4년제 대학에 공문을 보내 대학별 고사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현재로선 논란이 있는 대학들을 대상으로 감사에 나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에서 수사 의뢰 방침을 밝혔고, 사실관계가 수사를 통해 명확히 확인돼야 한다”며 “감사보다는 수사가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관 교육, 휴대전화 관리 등 행정적 문제점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상황, 앞으로 관리 계획 등에 대해 학교와 소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