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신상정보’ 관리인력 태부족

2024-10-21 13:00:15 게재

전국 259개 경찰서 중 92곳 미배치 … 대상자는 5년새 4만여명 증가

전국 259개 경찰서 중 92곳에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 관리를 위한 전담 경찰 인력이 배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익산시을)이 21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 상반기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 관리 전담 인력 251명을 편성해 전문관리 체계를 구축했지만 인력 부족으로 전국 모든 경찰관서에 배치하지 못했다.

성범죄 신상정보등록 업무는 법무부와 경찰청, 여성가족부가 나눠 맡고 있다. 경찰청은 이중 신상정보 수집과 사진 촬영, 주기별 대면 점검 등 대상자 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제도는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도록 해 성범죄 재발을 막는 효과가 있다. 성범죄로 법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사람은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관할 경찰서에 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등록대상자가 교정시설 또는 치료감호시설에 수용된 경우에는 그 시설의 장에게 제출하면된다.

정보 변경 사유가 발생하면 20일 이내에 그 사유와 변경 내용을 제출해야 한다.

올해 9월 기준, 관리 인력 미배치 관서 중 등록대상자가 가장 많은 경찰서는 전북 완주경찰서(대상자 221명)였고, 충북 진천경찰서(220명), 경남 사천경찰서(219명), 서울 방배경찰서(216명), 대구 중부경찰서(205명)에도 전담 경찰관이 없었다.

시·도청별로는 전남청이 22개 경찰서 중 17곳에, 경북청이 23개 관서 중 16곳에 관리 인력이 없었다. 강원청(13곳)과 경남청(12곳), 전북청(10곳)에서도 미배치 관서가 많았다. 서울청도 종로·남대문·혜화·방배경찰서 등 네 곳에 전담 경찰관이 없었다.

관리 인력 배치 관서 내에서도 1명이 담당하는 대상자 수가 경찰서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경기 양주경찰서(1인당 679명)와 충남 천안동남서(1인당 673명)에서는 경찰관 1명이 600명이 넘는 등록대상자를 관리한다. 반면, 경남 진해경찰서에서는 1명이 174명을 전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 1명의 대상자 수가 최대 505명 차이나는 것이다.

한편, 최근 6년간 전국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는 2019년 7만1명에서 올해(9월 기준)11만4913명으로 5년새 4만명 넘게 증가했다. 신상정보등록 기간이 10년에서 30년으로 길어서 매년 누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의무 위반 건수도 늘고 있다. 2021년 4640건에서 2023년 6912건으로 2년새 2272건(49%) 증가했다. 올해(9월 기준)도 6350건이 적발됐다.

전문가들은 변경 정보를 제때 반영하지 못하면 성범죄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범인 추적·검거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등록 기간 중 다시 성범죄를 저질러 재등록된 사건이 2019년 1108건, 2020년 1219건, 2021년 1106건, 2022년 1378건, 2023년 1423건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올해(8월 기준)이미 1128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의원은 “제도 특성상 등록대상자가 누적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리 업무를 맡은 일선 경찰관들의 부담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찰청은 충분한 인력 확보로 빈틈없는 관리를 도모해서 국민 불안 해소와 재범 예방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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