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국부펀드 일본 전범기업에 3조 투자

2024-10-21 13:00:18 게재

94곳 중 한국 대법원 판결 불복 미츠비시도 포함

안도걸 “해외 국부펀드 인권 등 고려 핀셋 배제”

국민연금과 우리나라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한국투자공사가 일제 강제동원 기업인 일본 ‘전범기업에 3조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사진·광주 동남을)이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지난해말 기준 일본 전범기업 63곳에 총 2조27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2022년말 1조5400억원에서 1.5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는 올 5월 기준 전범기업 31곳에 약 8000억원(5억8000만 달러)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규모가 94개사, 3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두 기관이 지금껏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한 규모 중 최대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민연금에서 1000억원이상 투자한 일제 강제동원기업은 신에츠 화학(6950억원), 도요타(5350억원), 미츠비시 전기(1230억원), 다이킨 산업(1130억원) 등 5개사였다.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불복한 미츠비시 그룹사(전기, 중공업, 화학) 들어간 투자금만 2150억원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전 세계 40개국 이상 4000종목 이상의 종목을 포트폴리오 형태로 투자하며 특정 개별기업을 따로 투자단위로 하고 있지 않다”, 한국투자공사(KIS)는 “특정한 의도가 없으며 글로벌 지수(MSCI)를 추종하는 일반적인 투자 방식에 따른 것”고 밝혔다고 의원실은 전했다.

안 의원은 “세계 최대규모 노르웨이국부펀드(NBIM)에서는 윤리위원회를 설치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소(ESG) 뿐만 아니라 인권, 환경훼손, 부패 등의 문제를 가진 기업을 ‘핀셋 배제’ 하고 있다”면서 “국민이 맡긴 노후자금과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두 기관이 인권을 훼손하고 우리나라 제도에 불응하는 일제 강제동원기업 주식에까지 투자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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