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창업허브 구축 재검토 요구

2024-10-29 13:00:12 게재

국회예정처 내년 예산분석

기존 시설과 차별성 없어

중소벤처기업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글로벌창업허브 구축사업에 국회가 제동을 걸었다. 기존시설과 차별성이 없다는 게 이유다. 내년 예산집행을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21일 공개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글로벌창업허브 구축사업은 글로벌기업과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등 창업혁신 주체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류하는 공간을 만드는 정책이다. 글로벌창업생태계 촉진을 위해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프랑스의 스타시옹 F와 같이 도심형 스타트업클러스터를 만들어 세계적인 혁신기업을 탄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서울시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허브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추진된다. 이를위해 2025년도 318억 8500만원을 책정했다. 이중 314억4500만원은 공사비이고 4억4000만원은 부대경비다.

시설은 보육과 사무공간 회의실 등 창업지원시설 외에 3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대규모 이벤트홀, 창업자 입주공간, 음식점이나 카페 등 상업시설을 포함한 복합형공간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예정처는 “사업목표가 추상적이고 구체적인 시설 활용방안이나 운영전략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국내의 다른 창업지원시설과의 전략적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예정처에 따르면 실리콘밸리나 스타시옹 F와 같은 글로벌클러스터는 단순한 미팅공간이 아니다. 주변 창업시설과 유기적 조화, 나아가 국내·외 창업과 투자수요를 해당 클러스터로 유인하기 위한 전략 등이 어우러져 있다.

하지만 중기부는 △국내에 없는 300석 이상의 이벤트홀 마련과 △구체적인 운영방식은 민간 주도의 추진단에서 결정한다는 기본방향만 있다.

예정처는 2025년 예산집행의 재검토를 주문했다. 운영방향이 명확하지 않고 건립추진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정처는 “사업의 운영방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추진단 결성과 설계가 지연되고 있어 내년 예산의 연내 집행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이 사업은 2024년 예산안에 설계비와 조성지 사전추진비 등 15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8월말 현재 집행액은 500만원에 그치고 있다. 설계비 등 대부분의 예산이 미집행된 상황이다.

설계 역시 지연되고 있다. 예정처는 “현재 건축기획 용역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 중기부 일정에 따르더라도 실제 본 설계는 빨라야 올해 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운영전반을 짜야 할 추진단 구성이 내년 하반기에나 구성될 예정이다. 추진주체가 없는데 건물만 올라가는 형국인 셈이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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