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국가바이오위원회서 탈락
해양바이오 신성장전략 차질 우려
윤석열정부 추진 미래산업 주춤
신해양국본 “해양부문 과소평가”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바이오위원회에 해양수산부가 탈락하면서 윤석열정부가 추진 중인 ‘해양바이오 산업 신성장’에 차질이 우려된다. 육지보다 생명자원이 풍부한 해양을 담당하는 부처를 뺀 국가바이오위원회 구성은 해양을 무시하고 과소평가하는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위원 10명에 해수부 포함 안 돼 = 정부가 29일 발표한 국가바이오위원회는 글로벌 바이오경제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민·관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범 국가적 위원회로 구성한다.
정부는 “국가바이오위원회를 통해 여러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진행 중인 바이오 관련 정책 간 신속한 연계와 협력이 가능해 바이오 경제로의 전환 및 국가 경쟁력 강화에 범국가적인 역량이 총 결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위원회 구성을 신속히 마무리해 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를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위원 구성에 해양수산부 장관은 빠졌다.
이날 발표한 ‘국가바이오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위원은 정부위원 민간위원 등 40명 이내로 구성한다. 정부위원은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국무조정실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청 질병관리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 부처 장관(일부 처·청장 포함) 10명과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간사위원), 국가안보실 제3차장이 참여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위원회 준비 과정에서 부처간 실무협의가 있었고, 해수부장관도 정부위원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안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위원회 구성시 최소한의 부처를 참여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면서 “관련 안건이 있을 때는 다른 연관 부처를 당연히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양바이오 분야의 중요성도 상당하기 때문에 민간위원들 중에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해양바이오가 중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이를 담당하는 해수부가 정부위원에서 빠진 것에 대해 우려하고 탄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인호 신해양강국 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30일 “해양에 육지보다 많은 생명자원이 있고, 해양바이오산업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하면서 이를 담당하는 해수부를 뺀 것은 해양을 무시하고 과소평가하는 일”이라며 “해수부장관과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해양바이오 전략 어떻게 되나 = 해수부가 국가바이오위원회 정부위원에 탈락하게 되면 정부가 해양바이오 산업을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진행 중인 ‘해양바이오 산업 신성장 전략’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제기된다.
해양바이오산업 신성장 전략은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후 두달 만인 2022년 7월 해수부가 마련해 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표했다. 당시 해수부장관은 조승환 의원(국민의힘·부산 중구영도구)이다.
해양바이오산업 신성장 전략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는 해양바이오산업이 질병 자원 환경 등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혁신성장 및 일자리 등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글로벌 해양바이오 시장이 약 7조원 규모(2022년 기준)에서 2027년에는 1.6배인 11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 유럽연합 등 주요국은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국가적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연구개발투자 및 관련 인프라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해양생물에 대한 연구 역사가 짧아 임상 등을 위한 정보가 부족하고,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도 상대적으로 모자라 기술수준도 미국의 약 75%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해양바이오 산업에 진출한 기업들이 대부분 영세해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했고, 관련 인프라와 전문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해수부는 2027년까지 해양바이오 시장 규모 1조2000억원 달성, 해양바이오를 통한 고용규모 1만3000명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양바이오 산업 신성장 전략’을 수립했다.
전략은 △해양바이오 핵심기술 개발 △선순환 산업생태계 조성 △기업의 자율적 성장 지원체계 구축 등 3대 중점과제로 구성돼 있다.
정연근·김형선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