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퇴진” 교수 시국선언 확산

2024-11-06 13:00:17 게재

가천·한국외대 이어 한양·숙명여대로 … 전교조 등 공무원·교사도 동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에 이어 거짓말 논란까지 확산되면서 교수 사회를 중심으로 시국선언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일부 교사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한양대 교수 51명은 5일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51명이 실명으로 참여한 ‘나라의 위기를 걱정하는 한양대 교수 일동’ 명의의 시국선언문에서 교수들은 “윤석열 정권을 맞아 대한민국은 정치와 민주주의, 경제, 사회문화, 외교와 안보, 노동, 국민의 보건과 복지, 안전,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반동과 퇴행이 자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 여사와 주변인에 의한 국정농단이 선을 넘고 전쟁 직전의 위기에까지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그럼에도 대통령은 성찰도, 협치로 전환할 의사도 전혀 없이 위기를 더욱 심화하고 있기에 상아탑에만 머물 수 없는 상황임을 직시하고, 이 정권이 야기한 문제를 비판하면서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작지만 의미 있는 행보의 하나로 선언문을 공표한다”며 “우리는 반민족·반민주·반노동 강성 신자유주의 검찰 독재 정권에 저항하는 것이야말로 지식인으로서 올바르게 실존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시국 선언 이유를 밝혔다.

◆“언제든 전쟁이 발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 또한 교수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언제든 전쟁이 발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풍전등화의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윤석열 정권은 오히려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북한을 압박하고 자극함은 물론,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겠다고 말하는 등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할 정도로 정당성의 위기에 처하자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전쟁이나 그에 필적할 집단 공포를 조성해 정권을 이어가려는 술책을 구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항간에 떠돌고 있다”고 했다.

특히 교수들은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권은 국가기관과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시민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의결한 법률안을 모조리 거부하고 있고, 검찰 권력과 시행령 통치를 통해 독재를 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의 부인 김건희는 논문표절, 주가조작, 사문서위조와 같은 파렴치한 윤리 위반이나 범법행위를 한 데서 더 나아가 한 나라의 대통령을 머슴 부리듯하며 심각한 국정농단을 자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 전면 부정” = 교수들은 윤석열정부의 ‘부자 감세’ ‘반노동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은 재벌과 부자들에게 법인세, 상속세, 종부세 등 감세 정책의 선물 보따리를 안겨 주는 반면 서민을 위한 복지예산은 대폭 축소하여 두어 해 만에 대한민국을 ‘부자천국 서민지옥’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조합 혐오를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국가폭력과 행정력, 제도를 총동원해 노동을 전방위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면서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을 전면 부정하면서 주 69시간 노동 등 노동개악을 획책하고 반노동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끝으로 “민주주의와 경제를 파탄내고 민생을 도탄에 빠트리고 수많은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으로도 모자라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선언문을 마무리했다.

◆“권한은 책임과 함께 주어지는 것” = 숙명여대 교수 57명도 이날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통탄하며’라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권한은 책임과 함께 주어지는 것”이라며 “이미 공정과 상식을 잃어버리고 국민 대다수로부터 불신임을 받는 대통령은 더 이상 국정을 이끌 자격도 능력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혼란과 퇴행을 막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특검수용과 국민안전, 한반도 평화노력을 촉구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온 국민은 윤 대통령 하야운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시국선언문에서 해병대 채 모 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 수용,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신중한 외교,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통렬한 사과와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가천대 교수노조가 “윤석열 정권은 말기 호스피스 단계에 들어갔다”는 내용으로, 10월 30일에는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에서 “윤석열과 그 집권세력의 정권 연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파괴, 과거 독재 망령의 소환”이라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했다.

이어 한국외국어대 교수 73명도 지난 10월 31일 ‘김건희 특검’을 즉각 수용하라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부자 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 = 한편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이날 “윤석열퇴진국민투표추진본부와 함께 국민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120만 공무원과 60만 교원은 물론이고 모든 국민에게도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무엇보다 분노하는 점은 하루도 빠짐없이 정권의 부정부패를 목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해병사망 사건 수사 방해, 비선의 국정농단 등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으나 정권은 전혀 반성과 국정 기조 전환의 기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자 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과 파탄 난 남북 관계로 인한 전쟁 위기에 국민은 하루하루 팍팍한 살림살이를 견디는 것도 모자라 생존의 위협에까지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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