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1900조원…국가채무 대비 1.7배
10년간 1097조 늘어 … 융자·보증 89.7% 차지
금융 공공기관이 공급한 정책금융 규모가 19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770조원에서 10년 만에 1100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11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말 16개 금융 공공기관의 정책금융 잔액은 1868조4000억원으로 전년(1782조4000억원) 대비 86조원(4.8%) 증가했다. 같은 해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1092조5000억원)의 1.71배 수준이다.
정책금융은 정부가 특정 정책을 위해 금융 공공기관을 동원해 지원하는 대출·보증·보험 등을 말한다. 2011년 662조7000억원이던 정책금융 잔액은 2013년 770조9000억원으로 증가했고, 2015년(1078조8000억원)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코로나 시기를 맞아 급격히 증가했다. 2020년은 전년 대비 170조원, 2021년은 200조원 가까이 늘었다.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1097조원(142.3%) 가량 증가했다. 코로나 이후 급증 추세는 주로 주택금융 증가와 정부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중소금융, 개발금융 증가에 기인한다는 게 국회의 분석이다. 다만 코로나19 당시 10% 내외로 늘던 정책금융은 지난해 증가율이 2019년(5.2%)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책금융은 융자(대출)·보증·보험·투자 등 4가지 방식으로, 개발금융 중소금융 수출금융 주택금융 서민금융 분야 등으로 공급된다. 융자와 보증 방식으로 공급된 규모가 1676조원으로 전체 공급액의 89.7%에 달했다. 부문별 잔액을 보면 보증이 935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융자 잔액(741조4000억원), 보험잔액(104조2000억원)과 투자잔액(87조4000억원) 등의 순이다.
기관별로 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이 566조4000억원으로 전체 보증 잔액의 60.6%를 차지했다. 주택금융 지원액은 매년 20~40조원 수준이었지만 2020년 77조3000억원, 2021년 91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정책금융 수요가 증가하지만 최근 몇 년간 정책금융의 증가가 가계 대출 급증세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정책대출의 취지가 있기 때문에 그 목적은 살려나가되 가계부채 전체 관리를 위해선 속도 부분을 적절히 제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