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20년, 새로운 도전과 희망
FTA와 세계 포도시장 변화
칠레→페루→호주, 글로벌 품종 경쟁
포도강국도 안심 못해
FTA 체제에서 세계 포도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시름 놓을 틈 없이 포도 수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포도 중 약 74%가 칠레산과 페루산이다. 통상 칠레산 포도 비중이 높지만 최근에는 페루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호주 포도에 위협받고 있다. 우리 농업도 세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세계 포도시장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칠레산 포도 수입은 2018년 53.3%에서 2023년 50.4%로 낮아졌다. 반면 페루산은 같은기간 12.7%에서 23.9%로 높아졌다.
FTA체결 이후 칠레산과 페루산 포도의 해외 수출길이 열리면서 두 나라는 포도강국이 됐다. 포도 생산에 적정한 기온과 농지 등이 뒷받침됐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품종 개량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22년 기준으로 보면 칠레산 포도는 미국 중국으로, 페루산 포도는 미국 네덜란드 순으로 많이 수출됐다. 칠레와 페루의 전체 포도 수출량에서 우리나라는 각각 3.0%와 1.4%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포도 생산량을 보면 칠레산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다 페루산이 치고 올라가는 분위기다. 농산물 품목별 강국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4년 칠레산 포도 생산량은 전년 대비 1만 톤 감소한 62만5000톤이고 페루산 포도는 77만6000톤으로 전망돼 1위를 차지했다. 칠레는 포도 재배의 수익성 악화와 페루산 포도와의 경쟁 심화에 의한 재배 면적 감소로 3년 연속 생산량이 감소했다.
페루산 포도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페루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엘리뇨가 몰아치면서 페루 포도 생산량이 감소했고 인지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는 호주 포도가 가져갔다. 올해 9월까지 호주 포도 수입량은 전년동기대비 166% 증가한 8696톤이다. 호주는 품종 다양화와 품질 개선 노력으로 세계 포도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호주 포도는 최근 ‘블랙 사파이어’ 품종으로 수출시장을 크게 확장했다. 탕후루 재료로 각광받는 품종이다. 수확시기는 12~4월이다. 이와 함께 개발된 ‘어텀 크리스피’는 균일하고 큰 초록빛 포도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수확시기는 1~4월이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제작지원: 2024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