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데크길 관리 ‘엉터리’

2024-11-15 13:00:06 게재

설치된 데크길 526곳

433곳 정기점검 안해

부산지역 데크길 대부분이 설치 이후 안전관리 의무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방치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청 전경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15일 공공보행물 관리실태 특정감사에서 526곳의 데크길을 전수조사해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10곳 중 8곳은 안전관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부산시 제공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15일 공공보행물 관리실태 특정감사에서 526곳의 데크길을 전수조사해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10곳 중 8곳꼴로 안전관리 의무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산림휴양법과 하천법 등 관련법에 따르면 데크길 관리주체인 지자체나 낙동강관리본부, 부산시설공단 등은 산림 공원 하천 도로 등 설치된 장소에 따라 각각의 규정을 준수해 정기 점검 또는 자체 점검 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점검·보수해야 한다.

하지만 부산에 설치된 데크길 526곳 중 93곳(17.7%)만 정기 점검을 실시하고 있었다. 나머지 433곳(82.3%)은 방치된 상태다.

특히 산림에 설치된 데크길은 135곳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97%인 131곳이 정기 점검을 실시하지 않고 있었다. 정기 점검을 한 데크길은 단 4곳 뿐이다.

시 감사위원회가 현장조사에서 유지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한 것도 모두 1594건에 달한다. 주로 데크판재나 난간재 등의 부식이나 파손, 하부구조물의 부식이나 토사유실 등이다. 보행시 안전장치로 작용할 난간대가 빠져있는데도 운영되고 있는 곳들도 여러 곳이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데크길을 걷던 이용자가 불편사항을 신고할 경우에만 수리나 보수 등을 실시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제기된다.

2021년 이후 부산에서 보행자가 데크길에서 데크판재 파손과 들뜸으로 인해 발이 걸려 넘어지거나 난간파손으로 인한 낙상사고가 발생해 국가 등에서 배상한 사례는 17건이다. 지난 2022년 10월 낙동강관리본부가 관리하던 한 데크 틈새에 여성의 발목이 끼어 치아가 부러지기도 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정기적인 안전점검과 체계적인 유지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데크길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각 관리주체는 보수·보강 전까지 이용자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지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감사위원회는 총 16건의 행정상 조치와 95명의 신분상 조치, 6억700만원의 재정상 조치를 요구하고 데크길 등을 관리하는 각 기관에 시정·개선토록 통보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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