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피했지만 변별력은 논란

2024-11-15 13:00:04 게재

2025 수능, 9월 모평 수준 출제 … 수학 미적분·기하와 탐구영역이 변수

14일 시행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는 국어와 수학 영역이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운 정도로 평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최상위권 변별력을 갖추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수능과 관련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국어와 수학은 공통으로 까다롭다고 평가받은 작년 수능보다 쉬워졌고, 평이했다던 9월 모의평가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상위권 체감 난이도 낮아 = 킬러문항은 물론 준킬러문항으로 불릴 만한 문제도 없었다는 평가까지 나와 최상위권 체감 난이도는 작년 수능과 견줘 더욱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처음 적용된 지난해 수능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되 그보다 약간 쉬운 정도의 준킬러문항을 곳곳에 배치해 변별력을 확보했다. 특히 수학 22번의 경우 킬러문항 논란이 거세게 불거지기도 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국어영역에서 킬러문항이나 준킬러문항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수학영역과 관련해 “눈 씻고 봐도 작년 수능보다 확실히 쉽고, 작년 22번과 같은 문항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입시업체별로 90점 이상을 받은 1등급 비율 추정치가 5~10%로 엇갈린다. 그러나 보수적으로 5% 내외로 보더라도 최상위권 변별력은 떨어진다는 평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이 작년 수능 수준인 4.71%만 나와도 2만여명 가량”이라며 “최상위권 변별력에 크게 영향을 주진 못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2025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14일 대전 서구 둔산여고 시험장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이 마중 나온 가족과 만나서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최상위권서 동점자 속출 우려도 = 국어와 수학·영어영역 모두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오자 변별력 확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올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목된 9월 모의평가의 경우 국어 만점자는 4478명, 수학(미적분, 기하) 만점자는 4736명이었다.

임 대표는 지난 14일 수능에 대해 “최상위권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정도”라며 “국어와 수학에서 1등급 학생들 사이에서 동점자가 속출해 만점을 받아도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수학의 경우 공통과목은 작년 수능보다 쉬웠지만 선택과목 ‘미적분’ ‘기하’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도 있다.

미적분과 기하에서 한두 문제 차로 최상위권 합격과 불합격이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국어 수학 영어가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된 가운데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지구과학, 생명과학 등 수험생이 다수 선택하는 탐구영역이 까다롭게 출제돼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입시업계, 가채점 기반 등급컷 내놔 = 수능이 끝나자 EBSi와 입시업계는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잇달아 등급컷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국어 1등급 커트라인은 ‘언어와 매체’의 경우 EBSi는 90점, 이투스와 메가스터디 각 91~92점, 종로학원 92점으로 추정됐다.

‘화법과 작문’은 EBSi 92점, 이투스와 메가스터디 각 93~94점, 종로학원 94점 이상이어야 1등급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수능 국어의 경우 언어와 매체 84점, 화법과 작문 88점이었다. 올해 1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지난해 수능보다 2~4개 더 맞아야 한다는 의미다.

수학은 ‘확률과 통계’에선 EBSi 92점, 이투스 95점, 메가스터디 91~92점, 종로학원 94점이 1등급 커트라인으로 분석됐다.

미적분은 EBSi 85점, 이투스 88점, 메가스터디 84~85점, 종로학원 87점 이다. 기하는 EBSi 88점, 이투스 89점, 메가스터디 90~91점, 종로학원 94점에서 1·2등급이 나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수능 수학영역은 확률과 통계 94점, 미적분 84점, 기하 88점이었다.

확률과 통계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 미적분은 최대 4점가량 높게, 기하는 최대 6점가량 상승한 수준에서 1·2등급이 구분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표준점수 최고점 추정치는 국어의 경우 언어와 매체 136~140점, 화법과 작문 135~138점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학은 확률과 통계 137점, 미적분 143점, 기하 137~142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수능 국어에서는 언어와 매체 150점, 화법과 작문 146점이었다. 수학은 확률과 통계 137점, 미적분 148점, 기하 142점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형성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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