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영권 분쟁, 형사사건으로 번져

2024-11-15 13:00:08 게재

임종윤 형제측, 송영숙·박재현 배임 혐의로 고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측 인사가 임 이사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한미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변수 등장으로 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는 지난 13일 송 회장과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유통업체인 코리그룹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대주주인 회사여서 한 대표는 사실상 임종윤·임종훈 형제측 인사로 볼 수 있다.

한 대표는 고발장에서 한미약품이 이사회 결의나 승인없이 송 회장과 박 대표의 결정과 지시로 송 회장이 설립자이자 실질적으로 운영을 관장하는 가현문화재단에 3년간 120억원에 육박하는 기부금을 제공해 한미약품과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가현문화재단에 대한 이런 기부행위는 특정인의 사익 추구를 위해 주주총회의 의결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가현문화재단이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송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측에 의결권을 행사한 것에 기부 행위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송 회장, 임주현 부회장,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 연합’이 임시 주총에서 이사 정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신규 이사 2명(신 회장, 임 부회장)을 선임하는 등 이사회를 재편하려 하자 형제측은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형제측은 지난 9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모녀측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매표 행위에 해당한다며 중립을 지키겠다는 회신이 이뤄질 때까지 운영비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임종윤 형제측 관계자는 “사실상 허울뿐인 전문 경영인 체제라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자기 말을 잘 듣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임 이사측 인사의 고발이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재단의 의결권 행사를 막으려는 의도라며 반발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시주총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의결권 행사 지위를 가지고 있는 재단에 대해, 밑도 끝도 없이 고발부터 하는 행태에 심각한 문제 의식을 갖게 된다”면서 “얼마전 임종훈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엄포가 사실이었다는 점에 경악스럽다”고 주장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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