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신규는 ‘확대’ 잔액은 ‘축소’
은행권, 8월부터 신규 역주행
“당국 개입, 대출금리 인상 탓”
오늘 발표 코픽스 더 내려갈 듯
은행권 예대금리차 확대에 금융당국이 재차 경고에 나선 가운데 원인은 결국 관치에 따른 인위적 대출금리 인상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예금과 대출이 시행된 잔액기준 예대금리 격차는 축소되는 데 반해, 새롭게 여수신이 이뤄지는 신규취급 기준 예대금리차는 거꾸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국내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추이를 보면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시중은행 가운데 여수신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지난 9월 신규취급 기준 예대금리차는 모두 전달 대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1.21%p)이후 신규 기준 예대금리차가 7월(0.77%p)까지 하락하다 8월(0.84%p) 확대 전환된 이후 9월(1.29%p)에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에 반해 KB국민은행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올해 3월(2.70%p)이후 9월(2.40%p)까지 6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포함된 가계예대금리차만 떼어 내 살펴보면 더 뚜렷하다. KB국민은행 신규취급 가계예대금리차는 올해 4월(0.91%p)부터 7월(0.44%p)까지 계속 축소되다 8월(0.72%p) 9월(0.99%p) 두달 연속 확대됐다. 이에 반해 잔액 기준 격차는 올해 3월(2.54%p)부터 9월(2.29%p)까지 일관되게 축소되는 흐름을 보였다.
신한은행도 비슷한 양상이다. 신한은행 신규 기준 예대금리차는 8월(0.89%p)까지 축소되다 9월에는 1.17%p로 갑자기 늘어났다. 잔액 기준은 3월(2.51%p)이후 9월(2.23%p)까지 계속 격차가 줄었다. 가계예대금리차도 신규는 7월(0.20%p)까지 축소되다가 8월(0.24%p)과 9월(0.53%p) 두달 연속 확대됐다. 이에 비해 잔액은 3월(2.36%p)이후 줄곧 축소돼 9월에는 2.06%p까지 줄었다.
은행권 신규취급 예대금리차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집계는 안됐지만 10월과 11월에도 은행권은 예적금 금리를 내리고, 주담대 등 대출금리는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LTV 기준 등 규제를 강화하면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은행권에 대한 직간접적인 압박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대출금리도 내려가겠지만 대출 총량은 제한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은행연합회가 15일 오후 발표하는 10월 기준 코픽스는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올해 들어 신규취급 및 잔액 기준 모두 코픽스는 지속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