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판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가 또다시 ‘사법리스크’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오는 25일 오후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2019년 2월 ‘검사 사칭 사건’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과 관련해 김 전 시장을 취재하던 KBS PD와 짜고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2004년 벌금 150만원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2018년 5월 경기도지사 선거토론회에서 “누명을 썼다”고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당시 김씨는 재판에서 ‘이재명 변호사를 주범으로 몰기 위한 김 시장과 KBS간 협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는데 검찰은 김씨가 이 대표의 요청으로 허위 증언했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이 대표를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했다. ‘기억이 없다’는 김씨에게 이 대표가 허구에 불과한 ‘협의’가 존재했던 것처럼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주입해 위증하도록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 대표와 함께 재판을 받는 김씨도 위증을 인정한 상태다.

반면 이 대표는 ‘있는 대로’, ‘기억나는 대로’ 진술해줄 것을 부탁했지 위증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측은 특히 검찰이 ‘있는 대로 얘기해 달라’고 12번이나 말한 내용을 빼는 등 증거를 짜깁기했다고 강조한다.

이번 선고 결과는 이 대표의 정치 행보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위증·위증교사 범죄에 대한 대법원 양향기준상 최대치인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을 잃고 다음 대선 출마도 어렵게 된다.

이 대표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 사법리스크 부담을 다소나마 덜 수 있겠지만 유죄가 선고되면 정치적 리더십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이 대표는 지난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아 어려운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대선이 본격화된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실무자인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말하고, 그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협박해 백현동 부지 용도를 변경했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이 대표의 발언 가운데 ‘김문기를 몰랐다’고 한 부분은 무죄로 봤지만 ‘해외 출장 기간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 부분과 ‘국토부 협박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은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선거법 위반 1심 판결이 대법원 등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하고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이 대표는 선고 직후 “기본적인 사실 인정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이라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이 대표로선 정치적 생명을 걸고 2심 재판을 이어가야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밖에도 대장동 등 각종 특혜 의혹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으로도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 4개 사건은 위증교사와 같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가 심리를 맡고 있다. 지난해 5월 첫 공판을 시작했지만 사건과 쟁점이 많다보니 재판 속도가 더디다. 남은 심리를 마무리하고 1심 선고를 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에서 진행 중인 대북송금 사건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준비절차를 밟고 있다.

구본홍·서원호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