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연준 위원 발언·트럼프 인선따라 변동성 확대
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경계심 증가
밸류업 펀드 투입, 증시 부양 약발 주목
이번 주 국제 금융시장은 미국 통화정책과 관련한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발언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히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경제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이 주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국내 주식시장은 정부가 증시 안정을 위해 투입할 밸류업 펀드 2000억원의 약발을 받을지 주목된다.
◆인플레 상승 우려에 미 국채금리 4.5% 근접 =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과 시장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10월 소매판매 지표로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파월 의장은 당분은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시장에 불확실성을 주었고, 이는 주요 기술주 ‘매그니피센트 7’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10월 소매판매는 9월보다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되고 소비 경기의 견조함을 시장에 재확인 시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투자자들은 금리인하 지연 우려와 함께 트럼프의 관세율 인상, 대규모 재정지출, 강경한 이민자 대응 등 향후 정책 변화와 경제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의 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주부터 국무, 국방, 법무, 국토안보 등 주요 각료 및 정보효율부, 백악관 비서실장 등 주요 인사들을 기용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재무, 상무 및 무역대표부, 예산관리국, CEA(경제자문위) 임명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인플레이션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해 최근 금리인하 전망이 이전보다 약화되는 상황이며 국채 10년물 금리는 4.5%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여건은 증시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비디아 실적 증시 향방에 큰 영향 =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에 발표될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은 빅테크 반도체 AI 투자 등과의 연관성으로 증시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3분기(8월~10월) 순이익과 매출이 184억달러, 330억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 166억달러, 300억달러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증가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는 10월 MS, 아마존 등 주요 고객사들의 설비투자(CAPAX) 확대 발표 소식을 접하면서,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다시 한번 높아진 상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70%대 중후반을 넘어왔던 매출총이익 비율(GPM)이 얼마나 둔화될 지(2분기 GPM 75.7%), △ 4분기 가이던스, △ 향후 AI 업황에 대한 젠슨황 CEO의 코멘트 등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전세계 대장주 역할은 여전히 엔비디아가 수행하고 있어 이번 엔비디아 실적은 다음 주까지도 국내외 반도체, AI 주 주가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효과 볼까 =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및 수급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향후 1년간 10조원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고 3조원은 3개월 이내에 전량 소각이라는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경쟁력 악화 우려로 주가가 부진하지만, 과거 사례를 통해 이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주가에 상당 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전자도 이를 인지하고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정했다고 추정된다. 한편 18일 오전 9시 37분 기준 삼성전자는 5만6800원으로 전거래일대비 6.1%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장 직후엔 6.73% 올라 5만7000원을 회복하기도 했다.
◆코스피 장 초반 2%대 강세 = 코스피 지수는 2%가 넘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08포인트(2.03%) 오른 2465.94에서 상승 중이다. 이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739억원, 개인이 717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기관은 150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3포인트(0.94%) 오른 691.85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1065억원 순매수하고 외국인과 기관은 765억원, 256억원 순매도 중이다.
한편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증시 안정을 위한 대응에 나섰다. 한국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은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 조성을 확정해 이번 주부터 자금 집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 국채금리, 달러 환율 흐름에 변수 =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47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8.1원 내린 1393.7원을 기록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 내린 106.702 수준이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410원 수준까지 육박하던 원달러환율은 환율 관찰대상국 지정 소식과 더불어 정부의 구두 시장개입성 발언 여파 등으로 1390원대로 하락했다”며 “환율 관찰대상국 이슈가 킹달러를 우려를 다소 약화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국의 대한국 통상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향후 대미 수출에 적지 않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원화를 포함해 주요국 통화 가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 10년 국채 금리 추이도 달러 흐름에 중요한 변수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