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음주운전 비위경찰 퇴출
경찰청, 징계령 세부 시행규칙 손질
술자리에 차 가져가면 징계수위 강화
마약·스토킹·디지털성범죄 유형 신설
‘솜방망이 징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경찰관의 음주운전, 마약 범죄, 스토킹, 디지털 성범죄 등의 범죄에 대한 징계처분 수위가 한층 강화됐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가경찰위원회는 전날 주요 비위에 대한 징계양정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 시행규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마약·스토킹범죄·디지털성범죄를 별도 유형으로 분류하여 엄중하게 처분한다.
먼저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양정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2회 이상 음주운전, 무면허 음주운전은 즉각 파면 또는 해임된다. 파면된 사람은 퇴직급여액이 최대 50%삭감되며 5년 동안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해임의 경우 연금 삭감은 없지만 3년 동안 공무원 임용이 불가하다.
기존에는 2회 이상 음주운전자에겐 파면~강등 기준이 적용됐다. 즉 강등을 통해 경찰관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길을 터줬던 셈이다.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면허취소 수준인 0.08% 이상인 경우엔 최대 파면에서 최소 강등 처분이 이뤄진다. 0.08% 미만인 경우에는 강등~정직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0.08%~0.2% 미만이면 강등~정직 처분이, 0.08% 미만이면 정직~감봉 처분이 기준이었다.
음주운전 방조 행위에 대한 징계 규정도 신설했다. 부서장 및 관리자는 강등~정직 처분이, 일반 직원은 정직~감봉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경찰관이 술자리에 차량을 갖고 참석했다가 음주운전이 적발된 경우 징계를 한 단계 가중해 사실상 배제 징계(파면·해임) 처분한다. 차를 갖고 참석한 자체를 음주운전 예비행위로 간주해 경찰에서 퇴출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측정 불응, 도주, 운전자 바꿔치기, 술타기 등 경찰이 경찰의 법 집행을 방해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담아 그 시도만 있어도 최소 해임 이상 처분으로 경찰 신분이 박탈된다.
마약류 비위에 대한 징계 규정이 신설됐다.
경찰관은 마약 수사·단속 주체라는 특성을 고려해 아주 사소한 경우라도 최소 해임 이상으로 처분함으로써 무조건 경찰관의 신분을 박탈하게 된다.
비위 정도나 유형에 따라 최소 파면, 최대 해임이 이뤄진다. 경찰 내 마약범죄 척결을 위해 무조건 경찰관 신분을 박탈한다는 게 경찰청의 설명이다.
또한 스토킹이나 디지털 성범죄도 별도 유형으로 분류해 징계한다. 비위 정도가 약하거나 경과실 범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파면 또는 해임이 이뤄지게 된다.
이 밖에도 ‘성폭력 범죄’로 한정했던 비위 유형을 ‘성폭력’으로 바꿔 수사 여부와 상관 없이 성폭력 행위만 인정돼도 징계가 가능하게 했다. 또 중요 수사·단속 정보 누설 행위도 최소 강등 이상 처분이 가능해진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경찰 비위에 대해 더욱 강력한 경각심을 위한 조치”라며 “이번 개정을 넘어 경찰의 비위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