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판부 판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가중될지, 아니면 일부나마 덜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오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2019년 ‘검사 사칭 사건’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의혹’을 취재하던 KBS PD와 짜고 김 전 시장에게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2004년 벌금 150만원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2018년 5월 경기도지사 선거토론회에서 “누명을 썼다”고 발언했는데 검찰이 이를 허위사실 공표로 보고 기소해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김씨는 ‘이재명 변호사를 주범으로 몰기 위한 김 시장과 KBS간 혐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고 이 대표는 2020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다시 문제가 불거진 것은 검찰이 백현동 개발비리를 수사하면서 김씨의 휴대폰에서 이 대표와 통화한 내용을 찾아내면서다. 2018년 12월 22~24일 통화에는 이 대표가 김씨에게 “검찰도 나를 손봐야 되고 (성남)시도 그렇고 KBS도 그렇고 전부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나한테 덮어씌우면 도움이 되는 사건”, “(김 전 시장과 KBS간) 교감이 있었다는 얘기를 해주면 딱 좋죠”라고 말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씨에게 허위증언을 요구했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이 대표를 기소했다.

검찰은 ‘기억이 없다’는 김씨에게 이 대표가 허구에 불과한 ‘협의’가 존재했던 것처럼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주입해 위증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위증의 당사자인 김씨도 혐의를 인정한 상태다.

반면 이 대표는 ‘있는 대로’, ‘기억나는 대로’ 진술해 줄 것을 부탁했지 위증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측은 특히 검찰이 이 대표가 김씨에게 ‘있는 대로 얘기해 달라’고 수차례 말한 내용을 빼고 증거를 짜깁기했다고 주장해왔다.

위증교사 혐의가 인정되려면 위증교사 혐의자가 거짓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위증할 의사가 없는 자에게 이를 실행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등 ‘고의’가 입증돼야 한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김씨에게 증언을 요구한 부분이 허위임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위증교사의 고의성이 있었는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르면 위증죄는 징역 6개월~1년 6개월을 기본 형량으로 한다. 여기에 ‘위증을 교사한 경우’와 ‘위증이 신병 또는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는 가중요소로 분류돼 징역 10개월~3년을 선고하게 돼 있다. 검찰은 가중요소가 있다며 이 대표에게 최고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가 인정된다면 형량은 가볍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단순한 위증교사 사건에서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대표 사건은 가벼운 사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일단 혐의가 인정되면 벌금 수준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위증교사 사건의 경우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고 형이 실효될 때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선거법 위반 사건에 이어 위증교사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되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위증교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일정 부분 희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표는 징역형이 선고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에 불복해 21일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22일 항소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항소심에서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걸고 검찰과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