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러 특사에 ‘협상파 켈로그’
켈로그 4월 보고서 “군사지원 지렛대로 평화협정 압박” … 조기종전 본격추진 신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켈로그는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이 매우 강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것이 그가 임명을 받은 이유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 동맹국에 그가 트럼프의 비전을 직접 전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키스 켈로그 장군을 대통령 보좌관이자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지명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키스는 나의 1기 행정부(2017~2021년)때 고도로 민감한 국가안보 부문에서 일한 것을 포함해 군과 업계에서 탁월한 지도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 ‘힘을 통한 평화’를 이루고, 미국과 세계를 다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클 월츠 하원의원은 이날 X(옛 트위터)에 글올 올려 “켈로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그의 지명을 환영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켈로그가 월츠와 긴밀히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1944년생인 켈로그 지명자는 베트남전쟁 참전 이력이 있는 퇴역 육군 중장으로, 트럼프 집권 1기때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총장을 맡았다. 이후엔 친트럼프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미국안보센터장을 맡아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고문 역할을 했고, 외국 당국자들에게 트럼프의 안보 정책을 설명하는 역할을 했다.
뉴욕타임스(NYT)와 WP 등 미 언론은 켈로그가 맡게 될 러-우 특사 겸 대통령 보좌관이란 직책이 “약 3년간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려는 트럼프의 계획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가 지난 4월 프레드 플라이츠 트럼프 1기 행정부 국가안보회의 비서실장과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주목했다.
켈로그는 당시 친트럼프 싱크탱크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AFPI)’를 통해 발표한 전략 보고서 ‘미국 우선주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과 협상을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미국 정책”을 주장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러시아가 더 이상 진격하거나 휴전이나 평화협정 이후 다시 공격하지 못하도록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공급하고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미래의 미국 군사 지원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 참여하는 것을 조건으로 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보고서는 또 미국과 나토(NATO)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장기간 연기하는 대가로, 포괄적으로 검증 가능한 평화 협정 및 안보 보장을 제안함으로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켈로그는 지난 6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도 무기 공급을 러시아에 대한 지렛대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협상을 거부할 경우 미국은 “러시아를 전장에서 무너뜨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키이우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햇다.
NYT는 “4월 보고서가 트럼프의 관점을 반영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로이터는 공동 작성자 플라이츠가 보고서에 담긴 전략을 트럼프 당시 후보에게 제안했으며 긍정적 반응이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플라이츠는 “트럼프가 완전히 동의하거나 모든 세부사항에 찬성했다는 건 아니지만, 우리의 피드백에 만족했다”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이 보고서에는 “트럼프에게는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전쟁 종식 전략이 있다”는 문구도 들어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대선에 출마했다. 그는 자신이 승리하면 취임 첫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여러차례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