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대 지수 하락…달러·채권금리도 ↓

2024-11-28 13:00:12 게재

물가 둔화세 중단으로 금리인하 속도 조절 전망

연휴 앞두고 주요 기술주 차익실현 매물 쏟아져

뉴욕 증시에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잠시 중단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속도가 조절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12월에는 예정대로 0.25%p 인하 전망이 대세지만 내년 1월과 3월엔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서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 지명자가 과격한 관세 정책을 완급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고 국채금리도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번 달 주가를 밀어 올렸던 ‘트럼프 트레이드’가 일부 해소되자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주요 기술주를 대상으로 차익실현 움직임이 강해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대형기술주와 반도체 중심의 조정 =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8.25포인트(0.31%) 내린 4만4722.0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2.89포인트(0.38%) 떨어진 5998.74, 나스닥종합지수는 115.10포인트(0.60%) 밀린 1만9060.48에 장을 마쳤다.

이날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서는 월말을 맞아 리밸런싱 수요가 강해지면서 트럼프 거래의 되돌림 흐름이 지속됐다. 이에 맞춰 주가지수가 하방 압력을 받았다. 연휴를 앞두고 차익실현 수요도 강해지면서 나스닥 지수는 한때 1%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올해 증시를 견인한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주가가 연일 밀리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날 1.21%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1.51% 하락했다. 장 중 낙폭은 3.2%까지 확대됐었다. 트럼프의 과격한 관세 정책으로 반도체 수출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다 연말을 앞두고 올해 상승분을 이익으로 환산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그니피센트7을 비롯해서 대형기술주와 반도체 중심의 조정이 전체 미국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며 “실제로, 연초 이후 M7 종목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기술주는 밸류에이션 부담 인식 속 최근 상승 탄력이 둔화된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시총이 최근 2주간 66조원 이상 감소함에 따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 굴지의 중국 기술기업들이 실적 실망감과 무역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PCE 물가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 … 둔화세 정체= 이날 미 상무부는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전월 대비 0.3% 각각 상승했다.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 9월 2.1%로 낮아졌다가 10월 들어 2.3%로 반등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반영하는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 7~9월 3개월 연속 2.7%에 머물다가 10월 들어 2.8%로 높아졌다.

앞서 발표된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년 동기 대비 2.6%로, 9월 상승률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이 때문에 시장 안팎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멈춘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다만, 연준은 물가 지표의 단기 반등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강조해 왔다. 또 이번 수치는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에 12월 0.25%p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25bp 금리인하 확률은 66.5%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보다 7%포인트 정도 상승한 수치다.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도 전기 대비 연율 2.8%로 집계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하다.

지난 2분기(3.0%)보다는 둔화했지만, 고금리 상황에서도 강한 소비를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강하면서 GDP성장률을 끌어 올렸다. 3분기 개인소비 증가율은 속보치의 3.7%에서 3.5%로 소폭 하향 조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강한 편이다. 개인소비의 3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2.46%포인트에서 2.37%포인트로 하향됐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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