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용 2심 징역 12년 구형
검찰 “범행 부인하고 잘못 반성 안해”
김측 “유동규 과장된 거짓말에 현혹”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에 김 전 부위원장측은 “유일한 증거는 유동규의 진술인데 객관적 자료가 전혀 없다”며 “유동규의 허위진술에는 특혜를 주고 자신에게는 정치적 반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과 근거를 충분히 검토한 뒤 결론을 내리겠다”며 선고기일을 내년 2월 6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백강진 부장판사)는 28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 등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김 전 부원장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유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구글 타임라인에 따르면 “김 전 부원장은 자금 일부를 수수했다고 지목된 장소에 가지 않았다”고 다시 한 번 반박했다.
변호인은 “1심 판결은 유동규의 과장된 거짓말과 검찰의 물량공세로 현혹된 명백한 오판”이라며 “유일한 증거는 유동규의 진술인데 객관적 자료가 전혀 없고 모순투성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글 타임라인은 자료가 빨간점으로 표시되는 원시데이터와 고객에게 제공되는 파란선으로 드러나는 경로데이터인데, 검찰이 변경(조작)됐다 말하는 건 파란선 경로데이터”라며 “원시데이터는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원장도 최후진술에서 “검사는 빨간점 하나없는 한 장짜리 타임라인을 제출하고서 잘못됐다고 한다”면서 “(자신이 제출한) 타임라인은 점점이 찍힌 8개월치 원시데이터 5만개로 정확성을 담보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 “객관의 의무, 무죄추정의 원칙, 죄형법정주의, 증거주의를 지켜야 하는데 재판정에서 일관성 유지했으면 좋겠다”며 “(검찰처럼) 편향되는 순간 모든 사회 구조가 깨진다. 누가 검사 앞에 조사받으러 가서 진술하겠는가. 지금이라도 반성하시고 제대로 해달라”고 했다.
이날 검찰은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3억8000만원을 선고하고 7억9000만원의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대통령 선거와의 연결성으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피고인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대장동 개발 비리를 매개로 유착을 형성해 이들 사이에서 이권 대가 금품수수는 늘 있던 일이다”고 지적했다.
또 구글 타임라인에 대해 검찰은 “타임라인이 정확한 자료라면 왜 1심에서 제출하지 않은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구글 타임라인을 제출하기 일주일 전 일부를 수정했고 이는 증거 조작 행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공범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는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4000만원, 정민용 변호사에겐 징역 1년과 추징금 700만원을, 자금 공여자인 남욱 변호사에게는 징역 1년과 추징금 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없었다면 이 사건은 영원히 묻혔을 것”이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최후진술에서 “이재명이 정의로운 일을 한다고 생각해서 큰 착각에 빠져서 과오를 일으킨 점에 대해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김 전 부원장은 20대 대통령선거 당내 예비경선 전후인 2021년 4~8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 총괄부본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유 전 본부장, 정 변호사와 공모해 남 변호사로부터 4차례에 걸쳐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3년 2월~2014년 4월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총 1억9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지난해 11월 1심은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7000만원을 선고하고 6억70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반면 1심은 유씨와 정씨에게는 무죄, 남씨에게는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