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 대책 마련 필요

“여행 위험국 된 한국”…관광업계 직격탄

2024-12-06 00:00:00 게재

“제2의 비상계엄 우려 여전” … 코로나19 상황 벗어나 활력 찾으려 노력 중에 날벼락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이 ‘여행 위험국가’로 지정되며 국내외 관광업계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줄어 코로나19 이후 회복 추세에 있던 여행업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전문가들은 불안정한 상황을 하루 빨리 해소함으로써 한국 관광이 대외적으로 쌓아온 긍정적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리아 인바이트 유’ 환영행사 5월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코리아 인바이트 유’ 환영행사가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2024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 50여명 내외를 5월 한국에 초청하는 ‘코리아 인바이트 유’를 진행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외국인들의 방한 관광에 대한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연일 한국 사태 보도에 심리적 위축 = 관광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직후 한국에 관광객을 입국시킨 해외 여행사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관광객들이 정상적으로 여행을 하고 있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다행히 비상계엄이 신속하게 민주적 절차에 따라 해제되고 안전에 문제없이 여행을 진행한다는 설명에 안심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미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과 관련 여행사들의 움직임에 해당하며 해외 각국은 공식적으로 한국 관광에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네덜란드 필리핀 독일 등이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한국 방문을 주의하라는 안내를 자국민들에게 고지했다.

이같은 내용이 안내될 경우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방문에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여전히 각국 언론에서 주요 내용으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를 다루고 있어 이를 시청하는 외국인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계획하고 있던 한국 방문을 취소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북한과의 휴전 상황으로 인해 ‘전쟁’이라는 부담이 평소에도 있는 상황이기에 심리적 위축이 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해외여행은 국내여행과 달리 결정에서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남은 2024년과 2025년의 해외 관광객 입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를 포함한 단체 관광객의 여행이 취소됐으며 온라인에는 태국에서 원화 환전이 되지 않는다는 게시글이 올라온 상황이다. 포럼 등 각종 관련 행사도 취소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우 외국에서 각 지자체 방문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진행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단체 관광객들의 경우 가이드들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설명에 따라 안전해진 상황을 이해하고 있으나 개별 관광객들의 경우 이같은 안내가 전달되기 어려운 점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관광 망하게 하려고 했나” = 또한 2024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던 여행사들이 그나마 적극적으로 활력을 찾으려고 노력하던 한해였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들이 높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입국을 목표로 방한 관광을 위해 노력해왔다.

일본의 경우 상황이 호전돼 수학여행객들이 여행을 오기 시작했으며 최근 엔화가 오르면서 관광객들이 방문을 고려하던 상황이었다. 또한 12월은 겨울을 맞아 동남아 관광객들이 한국을 많이 방문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며칠째 각 국가에 한국의 상황과 관련한 내용들이 빨간색 띠를 두르고 뉴스로 나가고 있으니 ‘한국에 전쟁난 거 아니냐’라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 “안 그래도 한국은 북한과 휴전 상황으로 인해 전쟁 현안이 문제인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관광을 망하게 하려고 일부러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허탈해했다.

이훈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원장은 “한국이 여행지로 매력적인 국가인 이유 중 하나는 치안과 청결이라는 기본적 인프라에 있는데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것은 비상사태라는 의미로 여행하기에 부적합한 국가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이 사태를 잘 해결하겠지만 올해와 다음해 관광 관련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들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정부가 관광을 위해 뭘 할 수 있겠나”라면서 “비상계엄 선포가 좌절이 됐을 뿐 ‘제2의 비상계엄’ 우려가 지속되며 아직 해결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사태를 해결해 나가면서 관광업계가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원장은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이미지가 민주주의 수호와 관련해 긍정적으로 형성될 전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장기적으로는 대통령과 군이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탱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다”면서 “현 사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 혹은 새로운 매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와 문체부는 방한 관광 위축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일 외교부는 주한 공관에 외교 공한을 보내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 조정 등의 조치는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문체부는 5일 한국관광공사를 포함한 관광업계에 한국 정부의 조치현황을 공문으로 안내했다.

6일 오후 장미란 문체부 2차관은 관광공사 관광업계가 참여하는 관광분야 현안 대책회의를 연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송현경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