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위태 금융시장…일본발 충격 비켜가나
“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 12월→1월 가능성”
외환·주식시장 혼돈, 엔캐리 자금 동향 등 주목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이 길어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발 최악의 충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0일 “시장에서 일본은행이 내년 1월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다음주(18~19일) 열리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연 0.25%인 기준금리를 0.50% 수준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에서 일부 변화가 감지된다는 내용이다. 일본은행의 다음 금리 결정회의는 내년 1월 23~24일 열린다.
닛케이는 “시장에서는 9일 현재 금리인상 시점으로 12월 28%, 내년 1월 41%로 예상해 시장 참가자의 70% 이상이 내년 1월까지는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달 말까지 12월 회의에서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1월 인상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앞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경제 데이터 추이가 예상대도 진행된다는 전제로 (금리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해 이르면 12월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가즈오 총재는 인터뷰에서 “2025년 임금인상 노사교섭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디플레이션 완전 탈출의 지표로 내세우는 ‘물가와 임금의 선순환’이라는 경제흐름을 확인하는 게 중요해 시점을 늦출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외환시장 동향이 정책금리 인상 시점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10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엔에 육박했다. 지난 7월 말 기준금리 인상 당시 최고 161엔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해 10엔 가까이 엔화가치가 상승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급격한 엔저가 진행되면 12월 회의에서도 금리인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도 이달 초 보고서에서 “10월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가능성 등을 이유로 엔화가치가 저하되면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면서 “엔화가치가 달러당 155엔대까지 오르면 정부도 일본은행에 엔저 방어를 위한 협조를 요구할 수 있어 12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은행 정책금리 인상이 내년으로 넘어가면 최근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는 우리 금융시장에는 그나마 우군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일본은행이 7월 31일 정책금리를 기존 연 0.01%에서 0.25%로 인상한 이후 8월 초 이른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에 따른 주식시장 대폭락 등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당시 우에다 총재는 “기준금리 0.50%도 상한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일본의 급속한 금리 상승에 따른 엔화자금의 일본내 회귀로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코스피 지수는 8월 5일 8.77%, 닛케이지수는 12.4% 대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한편 국내 금융시장은 탄핵정국이 길어지면서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지난 9일 한 때 1437엔대까지 상승했다 11일 오전 1430엔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식시장은 9일 코스피지수가 2400선 밑으로 떨어졌다 11일 오전 현재 2430선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