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전환 시대, 어떤 인재를 기를 것인가

2022-12-08 12:08:24 게재
이대영 목원대학교 특임교수, 전 서울시부교육감

오랜 기간 공석이었던 교육부 수장이 임명되면서 교육계에도 혁신과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 학교는 사람을 만드는 곳이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초등학교 의무교육을 도입하고, 96% 취학이 되도록 교육에 투자했다. 6.25 전쟁 때도 대학생은 징집을 면제했다. 전시에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인재가 필요했고, 누구보다 교육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과 함께 우리의 교육환경도 크게 바뀌었다. 지금 우리가 맞이하는 4차산업혁명의 흐름은 되돌릴 수 없다. 새로운 기술의 이해 수용 적용이 우리 앞의 과제다.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와 생산가능인구는 계속 줄어들 것이다. 가속화되는 수도권 집중화로 지방은 소멸위기에 처했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중심은 교육부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도입 및 보완방안 마련, 2022 개정교육과정 도입, 고교체제 개편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교 내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학생이 직접 수업을 선택해 자신의 진로에 맞게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예정이다. 개정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를 통한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여기에 성취평가제를 도입하고, 학생의 성취수준을 보장하는 책임교육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 유형의 다양화도 진행된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중심은 교육부

그러나 가장 본질적인 것은 수업의 변화(수업혁신)다. 교사가 수업에 집중하고, 다양한 혁신적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교원의 업무를 줄여 수업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학생 한명 한명을 책임있게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난 8월 교육부는 디지털시대의 주인공이 될 100만 인재 양성 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100만명의 디지털 인재 양성을 목표로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방학중(방과후) 캠프 운영기관도 모집했다. 중학교 재학 중 정보교육을 필수교과로 이수하지 않은 2022년 현재 고3 학생들에게도 수능 이후 학년 말까지 SW·AI 활용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방학 중 SW·AI 캠프의 운영 주체와 방법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운영 주체는 대학이나 기업·공공기관이, 운영 방법은 대학이나 기업이 학교를 방문해 진행하는 방식과 외부에 학생들을 집합시켜 진행하는 형식으로 제시했다.

문제는 운영 주체로 선정된 대학이나 기업 등이 정보교사를 일시적으로 강사로 채용해 교육을 진행하도록 하면서도, 정작 SW·AI 교육의 핵심이 되는 정보 교사 조직 등을 활용하고자 하는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 교육의 성공을 위해서는 없는 정보 교사 조직이라도 만들어서 그들이 교육의 전면에 나서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캠프 이후의 지속적 관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잠자는 교실 깨우고 수업혁신해야

'교육은 교사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잠자는 교실을 깨우고 수업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에 대한 지원이 교육부의 역할이 됐다. 교사의 연구와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모임을 지원하고,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