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인 대원외고 김지원

2014-03-19 10:07:12 게재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 되고 싶어

제22회 소치동계올림픽과 제95회 전국 동계체육대회가 지난 2월과 3월 1일까지 진행됐다. 많은 선수들이 대회를 통해 이제까지 흘린 땀의 진정한 의미를 찾았다.
김지원(3)양은 동계체육대회에 참가했다. 이제 고3이 되어 누구보다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때이지만 지원양은 “좋아하는 피겨스케이트에도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다.
지원양은 “피겨스케이트를 하려면 ‘학업이나 다른 생활은 포기해야 한다’는 말에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공부와 피겨스케이트 모두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었다”고 말한다.

삶의 큰 부분이 된 스케이트 
6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 간 지원양은 아버지 회사일로 5학년 때까지 미국에서 생활했다. 스케이트를 처음 접한 것은 7살 때였다.
“친구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게 정말 재미있어 보였어요. 바로 부모님을 졸라서 스케이트를 타고 얼음 위에 올라섰죠. 아빠가 ‘롤러블레이드랑 비슷하니 겁내지 말고 타라’하셨는데 정말 처음인데도 전혀 무섭지 않고 재미있었어요.”
우연찮게 시작된 스케이트와의 인연이었다. 스케이트만 타면 주위에서 “잘 한다”는 말을 들어온 지원양. 스스로도 스케이트 타는 데에 푹 빠져들었다.
9살 때 대회에 도전한 그는 단숨에 1등을 거머쥐었고, 체육부문 대통령상(George Bush)도 수상했다.
5학년 때 미국에서 돌아온 후부터는 좀 더 전문적으로 스케이트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미 미국에서 스케이트 실력을 탄탄히 쌓은 터라 국내에선 전공클래스에서 레슨을 할 수 있었다고. 전국 피겨 꿈나무대회 2위, 동계체전 서울시 예선 2위 등의 좋은 성적도 함께 거뒀다.
하지만 중학교 진학해서부터는 스케이트 타는 게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게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정말 스케이트를 좋아하고 제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스케이트와 공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분위기가 정말 저를 힘들게 했어요.”
스케이트를 잠시 접기로 한 지원양, 그는 이번 올림픽을 보며 그때를 후회했다.
“5학년 때와 지금이 거의 같은 레벨이에요. 쉬지 않고 스케이트를 열심히 했다면 저도 세계무대에 한번 서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스케이트와 공부, 모두 잘하고 싶어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지원양은 다시 스케이트를 신었다. 공부와 운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었다. 지원양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바로 스케이트장을 찾는다. 연습을 위해 학교수업을 등한시한 적은 없다. 남들보다 얼음 위에 있는 시간은 적지만, 남들보다 더 집중해 연습에 몰입한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사라 휴즈 (Sarah Hughes)와 에밀리 휴즈(Emily Hughes)에요. 둘이 자매인데 사라 휴즈는 올림픽에서 1등, 에밀리 휴즈는 8등을 차지했죠. 근데 그렇게 스케이트를 잘 타면서도 사라 휴즈는 예일대를 애밀리휴즈는 하버드대를 나왔어요. 저도 스케이트와 공부 둘 모두를 잘 할 수 있다는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실제로 전국체전에 출전하면 몇몇 후배들이 그를 찾아와 질문을 던진다.
“언니, 운동도 하며 공부도 잘 할 수 있는 건가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 지원양은 ‘뭔가 변화되고 있다’는 느낌에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피겨동계체전 서울시 예선 1위(2013·2014)롤 본선에 진출한 지원양은 2013년 동계체전에서는 5위, 2014 동계체전에서는 4위를 수상했다.

다양한 토론활동과 독서 즐기는 열정인
영문학, 미술, 교육 모두에 관심이 많은 지원양은 학교생활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동아리도 학교 토론동아리 ‘DDT(대원 디베이트 팀)’ 활동을 하고 있다. 이화여대, 동국대, 광주시 개최 영어토론대회와  YTN 디베이트 대회에도 참여했다. 월드비전 번역봉사도 중학교부터 5년째 계속 하고 있는 지원양은 바쁜 시간 중에도 책 읽기를 소홀히 하지 않는 ‘열정인’이다.
‘호밀밭의 파수꾼’과 ‘앵무새 죽이기’는 후배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는 ‘위대한 개츠비’를 꼽았다.
미국대학으로 진학을 계획하는 지원양은 대학에 진학 후 인문학 분야를 전공할 계획이다.
“대학에 진학한 후 제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공부를 모두 접해볼 생각입니다.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전공을 택해야겠죠. 무엇을 하든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에 일조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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